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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Mar 14. 2021

선보는 날

2.설렘으로가득 찬첫선

오늘은 어떤 남자가 저를 보고 싶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순하고 두려움이 많은 남자랍니다.

특히 공부방이나 학원에 대한 두려움이 많다고 합니다.


오늘은 날씨가 좋지 않아서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한 시간 정도 수업으로 그 친구의 마음을 얻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수업자료 준비를 하고 기다렸습니다.


다른 날보다 일찍 끝난 3학년 아이들은 친구인 남학생을 데리고 왔습니다.

정말 착하고 반듯해 보이는 아이였습니다.

안경을 쓰고 마스크 때문에 전체의 얼굴을 볼 수 없는 것이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학습지로 부모님과 집에서 공부를 했던 아이입니다.

학습할 것을 3학년 모두에게 주면서 하겠냐고 물어봤더니 국어는 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수학 세 자리 덧셈, 뺄셈 10문제를 줬더니 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교육기관을 두려워하는 것은  부모님께서 공부를 너무 많이 시켰을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맑고 또렷했던 아이의 눈망울이 수학 문제를 줬을 때 흔들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만약 부모가 자녀들에게 공부를 가르치신다면 아이를 아주 귀한 손님 대하듯이 공부를 가르쳐야 합니다. 아이가 버겁게 느끼게 가르치는 것은 공부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그만두게 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겁니다.




친구들이 풀은 수학 문제를 채점해서 틀린 것을 보고 깜짝 놀라며

"너 틀렸어? '

하며 저를 바라봅니다. 저는 틀린 문제를 돌려주면서 "지난번에 다 풀었던 문제인데 오늘 친구와 함께 와서 마음이 설레나 보다. 천천히 정확히 풀어봐" 했더니 틀린 문제를 풀고 있는 친구 옆에서 코치를 하는 모습을 모면서 빙긋 웃었습니다.

그다음은 구구단 외우기를 했습니다.

새로 온 아이의 얼굴이 별로 편해 보이 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물어봤더니 아직 구구단을 다 못 외웠다고 합니다.

우리 공부방 아이들은 구구단은 정말 잘 외웁니다.

학교에서 구구단 반장을 한 아이도 있었으니까요.

친구 앞에서 자랑을 하고 싶었는데 못해서 아쉬워합니다.




이렇게 선보는 날의 긴장은 끝났습니다.

소개해주신 어머니께서 더 궁금해합니다.

그 아이가 어떻게 했느냐고요.

"마음에 들어해요?”

"저와 만난 사람들이 저를 싫어 한 사람은 애도 어른도 없습니다."

라고 대답했더니 그 어머니께서 크게 웃으시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오후 늦은 시간에 문자가 하나 도착했습니다.

그 남자아이의 어머니께서 전화 통화하고 싶다고요.

결과는 그 아이가 저하고 공부가 하고 싶다고 한답니다.

그래서 아이의 어머니를 만나 기로 했습니다.


저와 처음 만나는 아이들의 모습은 참 다양합니다.

어떤 아이는 문고리를 잡고 안 들어온다고 울고 있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아이는 공부하기 싫은 데를 연발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공부가 너무 하고 싶었다고 좋아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문고리를 잡고 울던 아이는 아버지께서 아들을 잘 키우시겠다고 너무 어려운 것을 마구 주입시켜서 아이는 공부가 무섭다고 했습니다. 그런 아이는 한 달가량 놀아줍니다. 그것도 적으면 공부가 하고 싶다고 느낄 때까지 지켜보며 공부를 할 수 있게 유도합니다. 그렇게 하면 아이는 친구들을 보면서 공부에 욕심이 생기게 됩니다. 공부가 4학년 때 까지는 놀이인 줄 알고 너무 재미있었다는 아이도 있습니다. 어린아이가 공부가 힘들게 느껴지면 그때부터는 공부가 아닙니다. 그래서 공부는 놀이로 접근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ㄱ젔습니다.


집에서 학습지로 공부를 했었다고 합니다.

제가 펼쳐주는 학습활동지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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