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봄을 마중나가는 아이들
"오늘 미세먼지 심해요?"
"글쎄, 왜?"
"음, 할머니가 오늘 미세먼지 많다고 했는데..." 아이는 불만 섞인 목소리로 대답을 한다.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묻지 않고 스마트폰을 열어 미세먼지를 검색해보니 어제의 황사 뉴스와는 달리 초미세먼지 '좋음'이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 봤더니 하늘도 맑고 깨끗하게 보여서 아이들이 다 모이면 산에 가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더니 3학년 아이가 얼굴에 기쁨이 가득 입이 귀에 걸린다.
아이들과 산에 올라가는데 아이들은 날개라도 달린 듯 달려가기 시작한다. 숲으로 들어갔더니 벌써 나뭇잎들이 파릇파릇 돋아 나기도 하고 낙엽을 헤치면 새싹들이 눈부셔하며 고개를 돌리기도 한다. 아이들이 진달래 꽃이 피어있는 곳으로 달려가 "이 꽃 너무 예뻐요!" 하며 벌써 꽃이 피어있는 것을 보고 아이들은 신이 나서 꽃 주변을 빙빙 돈다. 진달래 꽃은 화전도 붙여먹을 수 있고, 술도 담을 수 있고, 갈증 날 때 따먹으면 갈증이 해소되고 식용꽃이라고 했더니 아이들은 꽃을 하나씩 따서 씹으며 아무 맛이 없다는 아이도 있고, 아이 상큼해하며 맛있다는 아이도 있고, 갈증이 해소되었다는 아이도 있고, 주머니에 한 움큼 따서 넣으며 엄마 갔다 주겠다는 아이도 있다.
산기슭을 달려가는 아이들은
학업에 대한 힘든 기억들을 날려 버리고
커다란 벚나무의 꽃망울이
파란 하늘에 첨벙 담그고 있는 것 같다고
고개 들어 바라보니
정말 터질 듯 말듯한 꽃망울이
바람에 흔들려 파란 하늘에 일렁인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아이들의 발자국 소리에
나무들도 춤을 추며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