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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May 12. 2021

바다

바닷가에서 어린 시절을 기억해냈다.

서천에 갔다.

바다가 보고 싶다는 친구들과 함께

소나무 숲길을 걷다.

소나무 숲길

저 멀리 바다가 보인다.

내 발걸음은 본능적으로 바다를 향한다.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 코를 킁킁거렸지만 이곳은 내가 원하는 바다가 아니다.


어린 시절 갯벌 가까운 마을인 외가에서 여름 한철을 지낸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외사촌 언니 오빠들과 갯벌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수많은 게들이 가까이 다가가면 구멍으로 쏙 들어가서 게가 들어간 구멍을 파며 놀기도 하고

게를 손으로  잡다 손가락을 물려서 펄펄 뛰던 나는 게의 다리가 떨어져서도  손가락을 아프게 잡고 있던  발이 무서웠다.

개흙에서 미끄럼을 타며 놀기도 했다.

어떤 날은 언니 오빠들과 낚싯대를 어깨에 메고 갯 두렁을 지나 뜨거운 땡볕 아래서 망둥어 낚시도 하고

어떤 날은 염전 주변을 구경하며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보기도 했었다.


염전에 바닷물이 들어오면

물레방아에 올라가 발로 물레를 돌린다.

그 물은 많은 소금 논을 돌면서 뜨거운 햇볕 아래서

반짝이는 보석처럼 굳어져 하얀 소금 갱이가 탄생한다 


갯벌을 오고 가며 수 없이 많은 들숨과 날숨은 내 뇌리에 바다내음을 기억하게 했나 보다.

그 후 나는 바다 냄새가 맡고 싶을 때가 있으면 바다로 달려가곤 했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바다 냄새는 아니었다.


어느 날인가 첫아이가 3살쯤 되었을  제부도에 갔다.아이에게 바닷가 체험을 해주기 위해서였다.

아이의 손에 개흙이 묻어서 씻기려고 냄새를 맡았다.

아~ 이 냄새,

내가 찾던 바다 냄새였다.


내가 찾는 바다는 비릿한 갯벌 냄새가 풍기는 바다다.

나는 바다를 후각으로 기억한다.

양 떼가 몰려오는 것 같은 파도보다 코끝에 맴도는 그 냄새가 좋다.

장항 송림

장항 송림은 넓은 소나무 밭에 어린이 놀이 시설이 설치되어있고

가까운 바닷가에서 아이들이 놀기도 좋은 곳이다.


동북아시아 최초의 국제 전투현장이었던 , 기벌포 해전 전망대에 올라  당시에 당나라의 해군을 격파했던 신라군의 함성이 들리는듯했다.



저 멀리 군산이 보이는 어느 횟집에 갔다.

주꾸미는 철이 지났고, 회를 주문했는데

낙지, 해삼, 멍게, 복어 이름 모를 바닷속 물고기는 모두 상위로 올라온  같다.

뱃속에 바다를 삼킨듯한 기분일 때

커다란 접시에 회가 가득 담겨 나왔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상황

지금 딱 그만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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