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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Aug 03. 2021

점봉산 곰배령

2. 고산식물의 자생지



등산로 왼쪽 

너무 맑은 

언젠가 내가 놀던

그 냇물

너무 소중해 지금은 손도 담글 수 없다.

산나리

등산로 오른쪽

예쁜 꽃들이

수줍어 고개 숙인 채

오늘도 처음 보는

누군가가 바라봐 주길 

목을 길게 빼고 바람에 몸을 맞긴다.

오랜 세월 

치유를 통해

사람들에게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준 원시림

나무와 이끼 그리고 고사리과의 식물들.

밀림 같은 숲

나와 눈이 

마주쳤다.

스산한 소리를 내며

내게 꼬리를 보여준 살모사

이곳이 천혜 자연임을 알려주는 듯.

생물계의

삶과 죽음이 뒤엉켜

자연에 순응하는 숲을 보여주듯

힘차게 그 사이를 풀들이 메우고 있다.

어느 누군가

내 뒤에서 곰배령을 해석한다.

"이곳이 습해서 곰 자를 쓴 것 같아"

'안내장을 한 번만 읽었어도'

차가운 자연의 습이 피부를 매끄럽게 한다.

한계령풀,산꿩의다리, 동자꽃, 긴꼬리풀, 금강초롱꽃, 물봉숭아

          

위의 꽃들과

사진에 담지 못한 꽃들이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곰배령 입구

이제 

다 올라왔어요.

천상의 정원에 피고 지는 꽃들이 너무 예뻐서

바람이 재너미를 못하고 어두운 숲길에 머무릅니다.

그래서 

계곡의 흐르는 물이 바람 대신 나뭇잎을 흔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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