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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Nov 07. 2022

정직

정직하네, 정직해

점심식사 후 시장에 필요한 것이 있어 사러 갔다. 휴일이라 쉬는 상가도 있지만 거리 노점상은 활발했다.

시장을 한 바퀴 돌고 여러 가지 잡곡과 야채를 파는 할머니한테 파가 얼마냐고 물어봤다 할머니께서 “ 3,000원” 하셔서 한 무더기 달라고 했다 할머니께서는 “둘 중 어떤 것으로 줄까?” 하고 물어보셔서 할머니께서 주고 싶은 것으로 달라고 했다. 잠시 주춤하시던 할머니께서 비닐봉지에 넣어주신 파를 들고 10,000원짜리 지폐 한 장을 냈다. 할머니께서 옆에 계신 분께 잔돈으로 바꿔달라고 하시고 거스럼 돈을 줬다. 나는 돈을 지갑에 넣고 로또복권 파는 곳에서 돈을 꺼내 1,000원짜리 로또복권을 샀다 그런데 잔돈이 7,000원이 남아있었다. 나는 할머니한테 가서 “할머니 파 얼마라고 하셨죠?” 하고 물어봤더니 할머니는 얼굴도 안 쳐다보고 “3,000원 “ 하시는 거였다. 그래서 1,000원짜리 한 장을 드리며 “거스럼 돈 잘못 주셨어요. 제가 8,000원을 받았어요.” 했다. 할머니께서는 얼굴도 보지 않으시고 혼잣말로” 정직해, 정말 정직해”를 몇 번을  하시는 모습을 보며 많이 파시라고 인사하고 집으로 왔다.


저녁식사 시간 가족들이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그 이야기를 했다. 아들이 “엄마 잘하셨어요.” 하고, 남편은 할머니께서 감각이 느려서 그렇게 줬을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언젠가 책에서 읽은 히미 하지만 또렷한 부분을 이야기를 했다.

교장선생님 훈화 시간에 학교 앞 슈퍼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해 주셨고, 학생들에게 할머니께서 계산을 잘못하여 돈을 적게 받은 적도 있고, 거스럼 돈을 많이 준 적도 있으셨다고, 그러나 할머니께서 계산을 잘못한 것이 아니라 너희들 배고프지 말라고 그렇게 하신 것인데 한 명도 잘못 계산이 되었다던가 아니면 거스름돈을 더 줬다는 것을 말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라고 하시는 교장선생님의 훈화가 담긴 글의 내용을 이야기하며 만약 그 천 원을 넣고 와서 로또복권이 됐다면 평생 얼마나 마음이 불편했을까를 이야기하며, 내 인생이 변하는 순간이라도 정직하지 않은 삶은 후회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고통이 따른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가족들도 공감하며 식사를 했다.


우리는 살면서 이런 작은 것에 양심을 팔아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마음을 굳게 먹지 않으면 작은 유혹에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내 것이 아닌 것에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세상은 나에게 더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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