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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Dec 09. 2022

Y후배의 두 번째 결혼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째는 쉬운 것

"내 친구는 네 번째 결혼하고도 잘 사는데 까짓 거 이혼하면 그만이지."라고 할 정도로 Y후배는 화가 나 있었다.

얼마 전 Y후배는 두 번째 결혼을 했다. 남자는 2살 연하의 첫 결혼이다. 세월이 변해 이혼한 것이 흠이 아니라고 하지만 시어머니 쪽에서는 결사반대를 했던 결혼이다. 그래서 Y후배는 결혼을 안 하고 살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남자 쪽에서 더 적극적이어서 결혼을 하게 되었고, 그리고 그녀는 아들을 낳았다.


물론 후배에게 첫 번째 결혼에서 딸을 낳았고, 딸은 전남편이 키우고 있다. 그렇지만 아들은 그녀에게도 특별하다고 느끼고 남편이 잘해 준다며 좋아했는데, 시어머니의 갑질은 날로 늘어만 간다고 한다. 후배는 요즘 출산휴가로 쉬고 있지만 억대의 연봉을 받는 업계에서 알아주는 커리어우먼이다. 시어머니는 자기 아들이 실직해 있는데도 며느리를 보기만 하면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미쳐 날뛴다고 한다.


어느 날 손주가 보고 싶다고 해서 아기를 데리고 갔는데 시아버지는 실직한 아들 때문에 며느리한테 미안하다고 하시는데 시어머니는 아기 앞에서 또 큰소리로 소리를 질렀고 한다. 그 소리르 듣고 아기가 놀라서 젖을 빨 때 머리를 떨듯 흔든다는 것이다. Y후배는 아기를 데리고 병원에 가서 상담을 하고 뇌파 점사를 하고 와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하며, 후배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데 정신과 의사가 남편한테 "아내가 산후 우울증에 걸린 것이라며 어머니한테 그러지 말라고 이야기를 직접 하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남편은 시어머니한테 그러지 말라는 말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후배도 남편한테 시어머니에 대한 나쁜 감정을 매일 이야기하고 듣기 싫은  남편은 자기 엄마한테 뭐라 한다며 집을 나간다고 한다.


후배의 이야기를 다 들어준 다음 또 이혼하고 싶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후배가  "이혼 한 번이 두렵지 두 번은 쉬운 거야." 한다. 그러면서 "내 친구는 세 번 이혼하고 네 번째 결혼해서 미국에서 잘 살고 있어." 한다. 나는 후배에게 너의 엄마에 대해 누군가 나쁜 이야기를 하면 기분이 어떠냐고 물어봤다. 후배도 기분이 안 좋을 것 같다고 하며, 그런데 "우리 엄마는 남편한테 나쁜 말을 안 해." 한다. 그래서 시어머니한테 할 말을 직접 하고 살던지, 시댁과 멀리 떨어져서 살면 어떨까를 이야기했다. 그런데 남편이 시댁과 멀리 떨어지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결혼이란 것은 혼자의 삶과는 다른 것이다. 시누이가 많아도 잘해주는 집이 있는가 하면, 시누이가 적어도 머리가 뽑히듯 아프게 하는 집도 있다. 그렇듯 결혼에는 정답이 없다. 세월이 바뀌어 며느리한테 아무 말도 못 하고 산다고 하는 시어머니들이 많지만 아직도 자기의 삶 속에서 가장 나빴던 시집살이를 그대로 답습하는 시어머니들도 많다. 결혼한 두 사람을 존중해주고 두 사람이 잘 살 수 있게  도와줘야 하는 사람들이 양가 부모님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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