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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Aug 25. 2023

내가 하고싶은 것을 시켜주세요.

말못하는 아이 맘 알아주기

공부를 잘하던 아이가 6월 어느 날부터 공부하러 오면 필통에 있는 필기도구를 꺼내서 굴리거나 책에 낙서를 하는 날이 길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림출처 : 초등3 이서인

아이는 물어봐도 잘 말을 하지 않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 아이입니다. 

며칠 전 아이의 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셨습니다. 

아이가 수영장 가는 것을 싫어한다고,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말을 하지 않아서 모르겠다고 하십니다.

저는 알았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아이들이 수업하는데 잠깐 쉬게 하고, 다른 아이들에게 먼저 수영을 배워본 경험에 대해서 물어봤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즐겁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아이에게도 물어봤습니다. 수영이 재미있냐고 물어봤더니

" 수영은 재미있지요."

그래서 수영장 다니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봤더니 아이는

"맨 처음에는 재미있었고, 선생님도 좋았는데 3월부터 아이들이 말을 안 들어서 선생님이 무서워져서 지금은 다니기 싫어요."

한다. 그러면 선생님이 바뀌면 수영을 하고 싶으냐고 물어봤더니 그렇수도 있다고 해서 아이의 어머니께 카톡으로 알렸다.

그 후에도 아이의 태도는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오늘 만난 아이는 더 불안해하고 엉덩이를 위로 올리고 의자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가 왜 그러는지 여러모로 물어봤는데 결국은 수영을 또 가게 될까 봐 불안해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유는 엄마가 아이에게 수영을 그만두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엄마한테 전화해서 수영 안 가게 해 줄까를 물어봤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함박웃음을 짓는 것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근무 중인 어머니께 카톡을 해서 통화 가능한가를 물어봤더니 바로 전화가 왔습니다. 아이옆에서

"오늘 아이가 수영장에 보낼까 봐 불안해하는데 끊어주면 안 될까요?"

하고 물어봤어요. 어머니께서 

" 선생님 9월분 수강신청 안 했어요."

하셔서 

"9월뿐 아니라 아이가 수영장에 다신 안 가고 싶다는데요."

했더니 어머니께서 

" 네, 앞으로 안 보낼게요."

라는 통화내용을 들은 아이는 얼굴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기뻐했습니다.

매일 공부가 어려워서라고 말하던 아이는 전화통화가 끝나고 해야 할 공부를 냉큼 다하고 가방을 둘러메고 나가려고 해서 늦었는데 엄마랑 같이 가라고 했더니 

" 아니에요. 저 버스 타고 빨리 갈 거예요."

라고 말하며 아이는 인사를 하고 뛰어갑니다.

수업이 끝나고 아이어머니께서 업무시간이신데 전화를 부탁드려서 죄송하다는 톡을 하며 기쁜 모습으로 집에 갔다고 전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아이가 평소에 말을 잘 안 해서 눈치는 채고 있었지만 속마음을 알 수가 없다고 하십니다.

집에 도착하신 아이어머니께서 톡을 하셨는데 아이의 목소리가 밝아졌다고요.

그래서 어머니께  제가 생각하는 '아이들의 행복은 마음이 기쁘면 그게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하며 ' 아이가 말로 표현을 다하지 못한다는 것은 애정결핍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랑을 듬뿍 주세요. 하고 톡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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