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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Aug 31. 2023

지금 학교에서는

떠들어도 괜찮아요.

한 아이가 학교가 끝나고 올시간인데 아직 오지 않아서 무슨 일 인지

걱정이 되어 아이한테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연극하는 날이 내일이라 연습을 하고 오나 보다 생각하고 있는데 왠지 불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 선생님, "

이라고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서

" 지금 어디야?"

하고 물어봤습니다.

"엄마가 사무실에 들렀다 감라고 해서요. 지금 가고 있어요."

그래서 조심히 오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아이가 도착한 후 얼굴을 보았는데 기운이 없어 보였습니다.

엄마한테는 왜 갔느냐고 물어봤습니다.

학교에서 일이 있으면 엄마한테 보고를 하는데, 오늘 벌점 3개를 받아서 엄마한테 한소리 듣고 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와 학교 이야기를 했습니다. 요즘 서이초교사 사망과 관련하여 생성되는 유튜브를 많이 보고 있었고, 마라톤같이 하는 교사들 중에서 학교의 고충에 대해서, 학교에서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어떻게 하고 있는지 대충은 알고 있었는데 제가 가르치는 아이에게 학교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말씀을 학고 계신데도 뭐라고 야단을 치거나 벌칙을 주지 않아서 그런지 아이들이 떠들고, 말대꾸하고, 킥킥대고 웃고, 교사가 뭐라고 하면 

"뭐가요. 그래서요."

교사가 화를 내면 아이는 

"어쩔 건데요. 때려봐요."

라고 하기도 하고 교사가 부모님 소환한다고 하면

" 할래면 해봐요." 

등등의 이야기를 한다고 합니다.

특히 연차가 짧은 교사들의 말은 더 안 듣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한테 

"선생님 말씀을 안 들으면 누가 손해 보니?"

하고 물어봤습니다. 아이의 대답은 

" 선생님이요."

합니다. 그래서 

"선생님 말씀을 안 들으면 너희들 손해야."

 했더니.

"어째서요."

하고 반문을 합니다. 

"선생님들은 너희들이 떠들고 공부 안 해도 힘들지만 급여를 받아 가시는데 너희들은 떠드냐고 가르치는 공부를 제대로 못 배우잖아 그러니까 너희들이 손해지."

했더니 아이는 

"아 이제 알겠어요."

 합니다. 

아이한테 

"내가 너에게 학교에서 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조용히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만 다른 아이들은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서 떠들고 시간을 버리는 아이들이 많은 것이다. 선생님 말씀 잘 듣도록 노력해라. "

하고 오늘은 문화의 날이어서 미술관에 함께 갔다. 아이를 집에 보내고 아이엄마와 통화를 했습니다.

아이의 어머니게서는 담임선생님께서 연락하시면 너무 미안해서 아이한테 훈육을 하게 된다고 하십니다.

아이들이 선생님들을 봐가며 더 말을 안 들어서 걱정이라고요.


오늘 저는 학교의 선생님들이 보이지 않는 끝으로 손발 꽁꽁 묶인 상태로 아이들을 가르치라고 교실을 내어준 나라의 법이 정말 미웠습니다. 


2019년 8월에 들어온 아이가 수업을 할 수없게 떠들어서 수없이 주의를 주고, 부모와 연락을 하고, 떠들면  손바닥 1대를 맞을 수 있다고 해도 계속 대들며 떠들어서 손바닥 1대를 맞았고, 30개월을 함께 공부하고. 그만둔 지 6개월이 지난 후에 그때 손바닥 맞은 것이 억울하다고 2022년 8월 7일 아동학대로 신고를 해서 이게 무슨 일인가 했는데, 그 이유를 오늘 정확히 알았습니다. 학교에서 떠들어도 선생님이 꼼짝을 못 하는데, 공부방에서 떠든다고 손바닥을 맞는다는 것이, 떠드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없는 아이가 억울하기도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요즘 학교 교실의 실정이 교사가 사망을 해도 변하지 않는 현실, 고통 속에서 교사라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머리가 차가워지는 것을 느끼며,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가장 피해를 보고 자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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