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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Dec 26. 2023

시어머니의 마음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친구가 아들을 결혼시키고 점심을 같이 먹자고 해서 만났다.

아들을 결혼시킨 친구의 마음이 얼마나 기쁜지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었다.

밥 먹는 시간에도 비디오를 보여주기도 하고 사진을 보여주기도 하며

결혼식모습을 보여주는 친구를 보며 엄청 좋은가보다는 생각을 했다.


친구에게 아들 결혼시키니까 좋지? 하고 물어봤는데 

친구는 가슴이 답답하고, 때로는 슬프다고 했다.

어린아이들을 혼자 키우고 결혼시겼는데,

며느리가 외동딸이고,

아들이 엄마한테는 안 오고 처가에만 자주 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친구가 우리는 결혼해서 문안인사도 드리고 했는데,

요즘아이들은 전화도 안 한다며 너무 섭섭하고 아들을 빼앗긴 기분이 든다고 한다.

아들을 빼앗긴 것 같다는 말을 듣고 내가 결혼했을 때 시어머니의 말이 생각나서

예전이나 지금이나 시어머니의 마음은 똑같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들을 빼앗긴 것일까?

나도 가만히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내가 결혼했을 때 시부모님께 전화드리는 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안았던 것 같다

그런데 시댁에서는 전화 안 하면 전화 안 한다고,

자주 안 가면 왜 안 오냐고,

핸드폰이 없던 시절

어딜 가면 왜 연락 안 하고 갔냐고

참 시집살이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디지털시대 연락을 더 쉽게 잘할 수 있는 시대인데 

서로 연락하는 것을 꺼려한다고 한다.

시대도 변했고, 가치관도 변했다.

엄마나 주변사람들이 시집살이를 하면서 사는 것을 본 세대들이

시집살이하기 싫어서 연애만 하지 결혼을 하기 싫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은 결혼식을 하지 않고 동거만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런 모습을 우리 시부모세대는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연애를 하던, 동거를 하던, 결혼을 했건

어떤 형태의 모습으로 살아가던지

두 사람이 맞춰가기도 버거운 시기 아닐까.

아들, 딸이 20살이 넘었으면 어른으로 살 수 있게

마음에서 떼어 놓고

앞에서 살아본 우리가 무엇 때문에 힘들었나를 생각해 보면서

예쁘게만 봐주는 시부모, 장인장모가 되어줄 수는 없을까를 생각해 본다.


시집살이는 아들을 빼앗긴 것 같다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아들을 마음에서 내놓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아들을 위해 빼앗진 것이 아니라 

아들의 한쪽을 찾아 완성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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