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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Dec 31. 2023

시험문제 안 읽고 찍었어요.

며칠 전 한 아이의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 선생님, 속상해 죽겠어요."

그래서 왜 그러느냐고 물어봤다.

" ㅇㅇ이가 지난번에 수학시험을 봤는데 지문이 너무 길어서 읽지 않고 찍어서 한 문제가 틀렸어요."

라고 하신다.

그 아이가 며칠 전 시험이 끝나고 와서

" 선생님, 저 한 문제 틀렸어요. 잘했죠?"

하고 말해서 어떤 문제가 틀렸냐고 물어봤는데 

" 문제에 비커와 주전자가 나왔는데 선생님 문제를 안 읽어봐도 주전자가 더 큰 것 아니에요?"

라고 말을 했다.


초등 3학년수학 5단원들이 와 무게를 시험 본 것인데 아이가 지문을 읽지 않고 그냥 찍었다고 한다.

그것을 엄마는 며칠이 지났는데도 그렇게 시험 보는 아이가 답답하다고 앞으로는 시험 잘 보게 이야기 좀 해달라고 하신다.


그래서 오래전 지금은 성인이 된 아이가 수학을 어려워해서 시험 보기 전날 아이들을 다보내고 이해하고 혼자 풀을 수 있게 가르쳐 보내면서 내일 시험 잘 보라고 했는데 시험 보고 온 아이는 이번에는 신경을 써서 시험을 잘 봤다고 했다. 그래서 어떻게 신경을 썼냐고 물어봤더니

"연 필한 개를 굴려서 나오는 번호를 쓰면 정확도가 떨어져서 이번에는 연필 두 개를 굴려서 같은 번호가 나온 것을 썼어요."

라고 해서 내가 너무 많이 실망한 적이 있다고 통화 중인 엄마한테 이야기를 했다.

르치는 사람이야 최선을 다해서 아이가 시험을 잘 보게 가르치지만 아이가 지문을 안 읽고 찍는 것을 어떻게 관리를 할 수 있겠느냐고 말을 했더니 그 어머니도 웃으셨다.


엄마의 전화를 받았다고 하면서 위의 연필 굴린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웃으며 

"다음부터는 천천히 읽으며 시험 볼게요. 아이들이 너무 떠들어서 짜증 나서 그냥 낸 거예요."

라고 한다.


요즘은 성적표가 '참 잘했어요.' 잘했어요.'라고 표시가 된 것을 보고 부모님들은 우리 애는 잘한다고 생각을 하는 경향이 많다. 그리고 아이들도 시험성적에 관심이 없는 아이들이 많다.

예전 우리가 학교 다닐 때는 1등부터 꼴등까지 등수를 불러주기도 하고, 시험성적 공개를 했다. 

물론 실망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다음에는 더 잘해야지 하는 생각을 갖았었다.

그런데 요즘은 성적을 불러주거나 알려줘도 인권침해를 논하며 따지는 부모님들도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일까 아이들은 시험전날 시험공부를 마치고,

"시험 잘 봐.'

라고 하면

"네, " 

하는 아이도 있지만

"못 봐도 괜찮아요."

라고 하는 아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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