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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Feb 11. 2024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제자가 톡을 보냈다.

저녁시간에 카톡음이 울렸다.


"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도할게요.?"


지금은 대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제자가 보낸 카톡이다.

귀엽고 예쁜 이모티콘과 함께 보냈다.


" ㅇㅇ아

고마워!

너도 새해 복 많이 받고

건강하고 보람됨 한 해 보내길 바란다."

제자는 

"네엥~" 하며 더 귀여운 이모티콘과 함께

" 올바르게 자라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며 하트가 마구 튀어나오는 이모티콘이 돌아왔다.

"내 맘 알아주니 고맙다."

하고 카톡을 마무리했다.


나는 공부를 가르치는 사람이니까 공부를 잘하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올바른 사람으로 키우고 싶어 하는 마음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어젯밤 카톡을 한 제자는 6살에 한글을 배우고 싶다고 해서 나와 만났다.

눈이 빛나고 총명한 아이였다. 아버지께서 너무 많은 것을 어려서부터 시키려고 해서 공부라는 것에 흥미를 잃은 상태에서 나와 만났다.

처음 온날 현관문고리를 잡고 

"나 공부하기 싫어"

하며 엉엉 울고 매달리던 생각이 난다.

나는 그 아이에게 한 달 가까이 공부를 시키지 않았다.

그 아이가 관심 있어하는 이야기를 하게 했고, 그것과 관련된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어주었다.

부모가 공부를 안 가르치고 있다는 것을 알면 싫어할 것 같아서

아주 조금씩 아이가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것만 시켰다.

아이는 공부하러 오는 것을 너무 즐거워했다.

동네방네 다니며 공부하러 다닌다고 소문을 내기 시작했다.

아이의 입이 얼마나 재미있게 이야기했는지 옆집 슈퍼의 4살 꼬마가 왕관을 쓰고 공부하겠다고 왔을 정도였다


그러나 총명하고 착한 심성을 지닌 아이의 단점이 하나 있었다.

이야기를 할 때에 어른을 넘길 정도의 거짓말을 잘하는 기술이 있었다.

그 아이의 부모님도 성당을 다니시는 분이었다. 

부모님과  공부보다 거짓말을 고쳐야 세상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며 그것을 고쳐야 공부를 해도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 아이도 성당을 다니는 아이어서 나는 십계명을 이용해서 아이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서서히 거짓말이 줄어들고 있었지만

가끔 하기 싫은 과목에서 문제를 안 풀고 풀었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시험이 가까워서 문제를 안 푼 과목이 있다는 것을 알면

부모와 상의하고 아이를 늦게까지 남아서 공부하게 했다.

거짓말의 대가가 얼마나 무서운지 몸소 체험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해주었다.

그 아이는 어느 순간부터 거짓말을 하지 않는 듬직한 아이로 변해갔다.

나와 10년 넘게 공부를 하며 몸도 마음도 쑥쑥 성장해 갔다.

착한 마음씨에 공부도 잘해서 원하는 대학에 들어갔다.

그리고 요즘 주일에는 성당에서 주일학교 교사를 봉사로 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학생들이 부모보다 이야기를 할 시간이 많은 사람이 나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올바른 사고를 갖고 자라길 바랐다.  

잘 키워줘서 고맙다고  잘 키워 줬다고 찾아오거나 문자를 하는 제자들이 고맙고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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