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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Feb 20. 2024

백두대간이 주는 이로움

백두대간 충정식날 비 소식은 있었지만 날씨가 좋았다.

산제를 지내고 만복대를 향해서 올라가는 초입에서 빗방울이 떨어졌었다.

첫 번째 산행에서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를 맞으며 6시간을 걸었다.

내가 평생 맞아야 할 비는 그날 다 맞은 것 같다.



부족한 체력으로 후미로 가며 남들에게 피해 안 주려고 선두에서 열심히 걸었다.

함께 진부령까지 가자던 남 여대원들은 어디론가 숨어 버렸다.

내 짝인 도우너는 후미에서 너무 힘들어서 그만둬야겠다고 하면서도 내가 가자고 하면 따라왔다.

이렇게 가을의 아름다운 단풍도 보고 눈보라에 얼굴이 얼고 코가 떨어질 것 같은 야간산행도 3번이나 하며 벌써 11번째까지 참석하고 있다.




백두대간을 10번째 하고 난 어느 날 우연히 허리를 만져 봤는데 허리 등 쪽으로 근육이 생겼다. 그래서 도우너에게 자랑을 했더니, 나보다 15kg은 더 나가던 도우너는 어깨에 붙어 있던 살이 어느 날 어디로 가버렸다고 한다 이렇게 신체의 변화가 생기고 11번째 대간길에서 도우너는 후미에서 선두로 자리가 바뀌었다. 신이 나서 성큼성큼 걸갔다. 그리고 계절도 바뀌어 봄이 오고 있다.



도우너의 즐거운 발걸음


11번째 산행을 하면서 한 남자대원과 함께 걷게 되었다.

"저는 술을 먹으려고 백두대간을 하고 있는데 백두대간을 하기 위해서 운동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어요."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어느 사립초등학교운동장에서 초등학교 3학년 두 학생이 하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 아이들은 아직 한글을 터득하지 못해서 과외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사립학교를 들어가면 수업료가 비싸니까 더 잘 가르쳐  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들어갔는데  그 학교의 친구들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과외를 더 많이 받아야 한다는 것과 같죠."

이렇게 이야기를 했더니,

"이야기가 그렇게 되는군요. 아내가 백두대간을 하면 술을 많이 먹는 것을 허락한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백두대간을 하려면 술을 먹으면 힘들어서 산행을 못할 것 같아요."

산행 후 버스옆에 식탁을 펴고 술을 마신다. 산을 내려와서 마시는 술은 꿀맛이다. 그러나 많이 마시는 사람의 수는 적다. 왜냐하면 맛있는 식사가 기다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백두대간은 엄청 많이 힘들고 멋진 풍광을 볼 수 있는 기회도 얻는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바른 체형과 바른생활태도로 바꾸기에 좋은 취미생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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