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윤이 Apr 30. 2024

아동학대 업무중지

 "선생님, 오늘이 마지막이네요."

초2 학생이 공부방이 1년간 쉰다는 것에 가슴 아파한다.

공부가 끝나고 집으로 갈 때 이름을 부르며 두 팔을 벌렸더니

내게 꼭 안긴다.

내 눈에서는 눈물이 샘솟듯 쏟아진다.

아이는 나를 보지 않고 달려간다.

화장실로 들어가 눈물을 꾹 집어넣고 수업을 진행하다가

아이들의 교재을 정리해서 넣어주고

한 명 한 명 나갈 때 두 팔 벌려 안아줬다.

아이들이 내게 꼭 안길 때마다 두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것을 꾹 참아보려 해도 소용없이 샘솓는다.

"선생님 1년 있다 또 올게요."

짧게는 1개월에서 길게는 6년 이상 다닌 아이들이 오늘 나와 헤어지는 것을 아쉬워하며

1년 후를 기약하는 모습이 나는 많이 슬펐다.

"선생님, 저 1년 후에 꼭 올게요."

하는 6학년 아이를 달래듯 4 학년 아이가

"학교 바로뒨데 왜 1년이나 있다와 자주 오면 되지.

저는 자주 올 거예요."

이렇게 말하는 아이는 요즘 가장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다.

그런데도 나와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 짜증을 내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한다.

아동학대는 무서운 것이다. 

거짓말로 신고를 해도 꼼짝없이 걸린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그렇다고 하면 그런 것이라고 한다.

행정기관도 경찰도 아니라고 말을 해도 변명이 되고 진실을 말하면 범인이 된다.

나는 내일부터 1년간 업무중지 처분이 내려져서 가르치는 일을 할 수 없게 되었다.

내가 힘들어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응원해 준 아이들과 탄원서를 제출하며 까지 구해주려던 부모님들께서 보여주신 사랑과 성원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그동안 법과 행정기관과의 2년간의 싸움에서 지친 마음과 몸 더건강하게 잘 관리해서 1년 후 아이들 앞에 더 멋진 선생님으로 만날 것을 약속한다.








작가의 이전글  아침 창가에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