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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 담가봤니?

전통고추장을 만들고 싶다.

by 해윤이

고추장을 늘 사서 먹었다.

좋은 고추장이라는 것은 다 사 먹어 봤는데 어떤 것은 달고, 어떤 것은 맵고, 어떤 것은 짜서 내 입맛에 맞는 고추장을 만들어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살림에 갔더니 고춧가루, 메주가루, 엿기름가루, 찹쌀이 다 있어서 한 봉지씩 사가지고 왔다.

유튜브를 보고 담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유튜브를 봤는데 기준을 잡기가 너무 어려워서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너 고추장 남가 봤니?

"응. 왜?"

"고추장을 담그려고 재료를 다 준비했는데 어떻게 담가야 할지 몰라서 물어보는 거야."

했더니 친구는 신혼 초에 담가 봤고 이제는 사 먹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추장 얼마나 먹는다고 만드니, 그냥 사 먹지."

" 근데 사 먹는 고추장이 짜고, 맵고, 달아서 이제는 나만의 고추장 정도는 담가먹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어. 된장, 간장도 잘 담가 먹는데 고추장쯤이야 하고 재료를 사 왔는데 쉽게 못하겠다."

이렇게 말하며 20대에 있었던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내가 결혼전일 때 친구가 자기 아기 백일에 손님초대한다며 집에 와서 도와달라고 해서 갔는데, 친구가 돼지고기 덩어리를 내놓으며 탕수육 할 고기로 썰어 달라고 주는 거야, 그런데 고기를 한 번도 만져보지 못한 나는 손으로 고지를 잡지 못하고 칼로만 썰려고 하니까 친구가 보더니, 이리 줘라 하더라. 그런데 결혼해서 어느 날 내가 나를 봤는데 고기 덩어리를 쓱쓱 썰고 있는 거야 순간 결혼이란 게 이렇게 사람을 끔찍하게 만드는구나 했어. 그런데 고춧가루로 만드는 고추장을 못 만드는 것은 말도 안 되지."

그렇게 말을 했더니 친구는

"신혼 때 시아버지와 시동생과 함께 살 때, 시장에 가서 채반에 가자미가 하얀 배를 내놓고 누워있는 것이 예뻐서 사가지고 와서 냉장고에 넣었다. 저녁준비하려고 가자미를 꺼내봤는데 등이 거무스름한 것이 눈을 뜨고 쳐다보는 것 같아서 등을 만져봤는데 꺼칠꺼칠한 것이 너무 징그러워서 시아버지 몰래 쓰레기통에 버렸다. 난 가자미 등이 그렇게 생긴 것을 처음 본거야 그래서 지금도 가자미는 안 사 먹어."라고 해서 깔깔 웃었다.

그러며 살림 잘하는 친구에게 고추장 담그는 것을 물어보라고 해서 카톡을 했는데 일이 바쁜지 답이 없다. 그래서 유튜브 몇 개를 다시 보다가 감을 잡았다.


우리나라 전통요리라는 것이 지방마다 다르고 각 가정마다 다르긴 해도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각자의 기준에 맞고 각자의 입맛에 맞게 만드는 것 같다 나도 내가 사 온 재료 한도 안에서 내 입맛에 맞게 만들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찹쌀밥을 해서 엿기름가루물음 만들어 밥솥에 삭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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