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윤이 Mar 24. 2020

코로나 19와 함께 온 시간(2)

자신이 노력해서 얻는 시간이 값진 시간이다.

오늘 내게 주어진 시간은 과연 나를 위해 얼마나 할애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있는데 , 그때 카톡음이 울리며 문자가 들어왔다. 5학년 학생인 연이가 공부만 하는 것은 너무 심심해서 언니랑 헬스장을 갔는데  팔다리가 너무 아프다고 오늘 하루 쉬자고, 그런데 내 마음속엔 2주일간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주일 방학한다 했더니 싫다고 한다. 너무 길게 쉬면 심심하다고, 그래서 '코로나 19(COVID-19) 실시간 상황판'을 스크린샷으로 찍어서 보내며 우리나라가 8위인데 10위 될 때까지  방학이다 했더니 처음엔 무슨 뜻인지 모르는 듯하더니 ' ㅎㅎㅎㅎㅎ알았어요' 한다. 그래서 10위가 되는 날 만나기로 하고 그렇게 방학을 했다. 

연이와의 약속

 오늘은 가족들과 맛있는 요리를 해 먹기로 마음먹고 점심 준비로 오랜만에 삼치 엿장 구이를 했다. 삼치를 깨끗이  씻어놓고 프라이팬에 기름을 넣고 기름이 가열되면 삼치를 노릇노릇하게 구어내고 프라이팬에 케첩과 물엿,  생강편, 꿀, 소금 약간을 넣고 팔팔 끌으면 구어놓은 삼치를 넣고 졸이면 맛있는 삼치 엿장 구이가 된다. 남편과 아들은 오랜만에 먹으니 참 맛있다고 한다. 식사 후  아들이 내일부터 새로운 일터로 출근한다며 가겠다고 해서 버스 정류장까지 함께 가는 길에 목련꽃이 활짝 피어 담을 넘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머 목련이 활짝 피었네"했더니 목련꽃들이 미소 짓듯 바람에 흔들거린다. 아들과 잔디밭으로 걸으며 노란 꽃다지 꽃이랑 하얀 냉이꽃의 이야기를 하다가 "저기 노란 민들레꽃은 이름이 뭐야?" 했더니 아들이 웃으며 민들레 한다. 우린 질문과 대답을 생각하며 한참을 웃으며 길을 걸었다. 아들이 버스 타는 것을 보고 뒤돌아 오는 길에 또 다른 집 목련꽃이 높이 고개 들어 하늘을 보고 있었다. 오늘은 꽃을 보며 웃을 수 있어서 참 좋다는 생각을 하며 집에 들어왔다.


갑자기 뉴저지로 공부하러 간 딸이 학교에서 본 고지로 돌아가라고 문자가 왔다며 24일에 뉴욕공항에서 직항을 타고 들어온다고 한말이 생각나 2층으로 올라갔다. 이곳은 아들과 딸의 생활공간이기도 하고 가족의 식생활을 해결하는 공간이다. 며칠 전부터 유럽과 미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을 코로나 검사 결과와 상관없이 2주간 격리생활을 해야 한다는 뉴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만일을 대비해 대청소를 실시하였다. 늘 바빠서 대충대충 생활을 했기 때문에 치워야 할 것들이 많았다. 청소를 하면서 코로나 균이 따라와서 방역을 하게 되면 어떻게 하지, 아니야 괜찮을 거야를 반복하며 구석구석 닦고 또 닦고  딸과 아들이 모아놓은 박스며 안 쓰는 물건들도 내다 버리고,  모두가 바쁘게 살다 보니 오늘은 나만이 한가한 사람처럼 조금씩 시작한 청소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는데 허리가 아프기 시작한다. 


그때 친구가 전화를 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돈과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언젠가 읽은 글에 '매일 돈, 돈하며 살던 사람이 있었는데, 하루는 큰돈이 생겼는데도 기쁘지가 안아서 웬 돈인가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아들이 사고를 당하여 보상금으로 생긴 돈이었다. 그 사람은 정신을 차리고 돈을 도로 가져가서 아들을 돌려 달라고 애원을 했더니 이미 늦어서 안된다고 했다'는 이야기다. 시간도 마찬가지가 안 일까?  누군가가 그냥 시간을 주지는 안을 것이다. 지금 나는 많은 시간을 받은 대신 내가 좋아하는 많은 것들을 반납한 것이다, 내가 원했던 시간은 이런 불안과 걱정이 동반된 시간이 아니라 기쁨과 즐거움이 함께하는 시간을 원했다. 그런 시간을 받기 위해서는 자신이 열심히 노력해서 얻어내는 시간이 진정 값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코로나 19와 함께 온 시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