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물러간 것 같다.
시원한 바람이
곧 찬바람이 될 것 같은 느낌은
고르지 못한 날씨 탓일 것이다.
마음이 우울하다.
오늘은 모든 것을 멈추고 싶다.
어제까지 더위와 함께
팔달산을 달리고 또 달려도
힘들어도 즐거웠다.
우중충한 날씨에 적응이 되었을까?
몸이 느끼는 날씨는
순간순간 마음을 변덕스럽게 한다.
농사짓는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날씨가 좋은데 뭐 하고 있냐고,
친구는 푸념을 한다.
비 오는 날이 더 많아서 그런지
고추가 붉지를 않고
땅이 늘 축축해서 그런지
고추는 탄저병이 생긴다고,
사람만 적응하기가 힘든 것이 아니라
식물들도 적응하기 힘든 거구나!
앞으로 가을 날씨는 어떻게 변할까?
이젠 비는 그만 오고
살랑이는 가을바람에
코스모스 한들거리는 바람과
뜨거운 햇살로 곡식이 무르익는
가을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