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신부의 웨딩드레스

아들 결혼식 3

by 해윤이

사랑재를 배경으로 웨딩사진을 찍던 아들이 양가 가족들도 사진 찍자고 불렀다.

결혼식을 하기 전에 나와 남편 그리고 아들과 딸 4명이 사진 한 장 찍고 싶었다. 그리고 새로 탄생하는 가족 신랑, 신부를 중심으로 가족사진을 찍으려고 자리 배치를 하고 있는데 신부옆에 남편이 서게 되었다. 남편은 신부를 향해

“Just like an angel.”

이라고 했다. 신부의 표정은 갓 피어난 함박꽃처럼 환하게 웃고 있었다. 내 눈은 화사하게 웃고 있는 신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쩌면 웃는 모습이 저렇게 예쁠까?‘

나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신부의 저 아름다운 미소를 잃지 않게 해야겠다고, 우리는 가족사진을 찍고 하객들 앞으로 나갔다.


파란 가을하늘아래 따뜻한 햇살이 비추는 넓은 결혼식장은 주변의 나무들이 단풍으로 곱게 물들어 있었다. 예쁜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와 예복을 입은 신랑은 결혼식 하객들과 인사를 나누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축제 같기도 하고, 연극무대에 선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아름들이 느티나무아래서 결혼식 하객을 맞는 신부의 아름다운 모습에 결혼식하객 들은 넋을 잃었다. 정말 천사 같았다 깊게 파인 웨딩드레스에 낯선 듯 결혼식하객들은 입을 모아,

“신부웨딩드레스가 너무 예쁜데 신부 감기 걸리겠다.”

햇살 좋은 가을에 신부의 웨딩드레스가 눈길을 끓었다.

P20251115_034931000_BF4C0EE7-E7FD-49D1-B94F-02E63B87A01E (1) (2).png



아들이 웨딩드레스 가봉하고 온 사진을 보여줄 때 나는

“ 결혼식에 벌거벗은 임금님이 나타나는 것 아닐까?”

하면 아들은

“아니에요, 예쁘게 만들고 있어요.” 하며, 나도 잘 알고 있는 아들친구 디자이너가 만들고 있다고 했다.

11월 청명한 하늘 아래서는 추워 보였다.

어른들은 다들

"신부가 감기 들겠다."

"춥지 않을까?"

" 신부 좀 따뜻한 것으로 감싸줘야 할 것 같아."

등등 한 마디씩 거들었다.

11월의 햇살이 감싸 안듯 신부는 춥지 않다고 했다.

신부입장을 하려는데 나뭇잎이 바람에 날려 신부 웨딩드레스에 달라붙었다. 내 친구는 뛰어가 낙엽을 하나씩 떼어줬다고 한다.

신부입장은 박수소리보다 휴대폰 사진 찍는 소리가 더 컸던 것 같다

이번 결혼식장 통로에 화려한 비싼 꽃을 사용하지 않고 안개꽃을 사용했다. 그리고 결혼식이 끝나고 하객들에게 안개꽃은 다발씩 포장해 드릴 것이다.

웨딩드레스를 만들어준 친구의 축사가 있었다. 요즘 유명한 아이돌의 이름들을 말하며

“저는 이런 이런 가수들의 의상을 만드는 디자이너입니다. 친구가 웨딩드레스를 만들 수 있냐고 하며 부탁을 해서 제가 정성껏 만든 아름다운 웨딩드레스입니다. 오늘 신부가 입으니까 정말 아름답네요. 친구야, 이 웨딩드레스는 내가 주는 결혼선물이야, 두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보답해 주길 바래. “

짝짝 짝짝짝

결혼삭 하객들은 여느 결혼식에서 보지 못한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를 보면서 품었던 의문이 해소되는 순간이었다.


P20251116_004836000_CF92D804-ABEE-4A13-AAF8-FE0E1BB194CA.PNG


늦은 결혼식이어서 신부가 많이 추워 보였다. 식의 마지막 순서로 시부모님께 인사하러 왔을 때 나는 며느리에게

“춥지?”

했더니,

“네.”

하는 소리를 듣고 며느리를 꼭 안아 주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결혼식 하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