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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에서 내가 본 것들

by 해윤이

내가 가는 한살림매장에서 집으로 걸어오는 길 중간에 스타필드가 있다.

스타필드에 안 들어가고 집으로 가도 되는데 궁금한 것이 있었다.

바로 크리스마스트리다. 스타필드의 트리는 분명히 점등식을 했을 것 같았다.

생각과 일치하듯 올해 스타필드 크리스마스트리는 팝업으로 진행되는 '마비노기 모바일 크리스마스트리'다

트리 뒤 안내데스크에서 마비노기 모험가 인증을 완료하면 선물을 준다고 한다.

사람들은 트리 곳곳에서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습관처럼 4층으로 올라갔다.

거기에는 스타필드 별마당도서관이 있는 곳이다.

요즘 어떤 책들이 전시되어 있는지 궁금했고, 요즘은 어떤 강연이 있는지도 궁금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재미있는 유치원아이들의 백조의 호수 발레공연이 있었다.

내가 도착했을 때는 공연이 끝나고 사진 찍는 시간이었다.

계단에 앉아 사진 찍는 것을 보고 있는데 옆테이블에 자리가 났다.

나는 테이블에 앉아서 책을 펼쳤다.

그런데 옆에 앉은 남자분이 힐끗힐끗 쳐다본다

나이로 보아 50대 후반정도 되어 보이는 약간 뚱뚱한 몸에 얼굴에는 기름이 흐르고, 검은 오리털점퍼를 입고 앉아서 책을 펼쳐놓고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노인남자 냄새가 얼마나 강하게 풍겨오는지 양옆에 자리가 비어있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남자든 여자든 공공장소에 갈 때는 샤워하고 혹시 옷에서 냄새가 나지 않나 정도는 체크하고 가는 것이 예의 아닐까 생각했다.


나는 책을 꼽아놓고 도서관을 나오고 있었다.

도서관 모퉁이에서 6살쯤 된 아이와 유모차에 탄 아이를 아빠가 데리고 있고 엄마는 세 사람 앞에 서서 6살쯤 된 아이를 야단치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힐끔거리며 쳐다보고 지나간다.

아빠는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는 사람처럼 보였다.

요즘 눈에 자주 보이는 모습이다.

아이를 데리고 나갔으면 즐겁게 놀게 하고 맛있는 것 먹고 싶은 음식 위생에 문제가 없다면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도와주면 최고의 날이 될 것이다. 그런데 어떤 아이는 엄마가, 어떤 아이는 아빠가 야단을 치는 것을 보게 되면 마음이 거북스럽다.

야단맛고 자란 아이는 크게 될 수가 없다. 최소한 크게는 아니어도 삶이 행복하지가 않을 것이다.

부모가 즐겁게 해 주고 든든한 백이 되어주어야 아이도 밖에 나가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아동학대법이 만들어지고 대놓고 야단치던 모습이 이제는 구석진 곳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모들이 자행하기 때문에 학교나 학원에서 그리고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이 교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부당한 행위를 하면서도 그것이 옳은 줄 알게 되는 것이다.

부모가 언어폭력이나 학대로 키우면 밖에서도 누군가의 부당한 행위를 당연한 줄 알고 받아들인다.

아이의 비극은 부모의 폭력과 학대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어린이를 사랑과 배려로 키워야 어른이 되어 존중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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