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첫날 아침,
접수하는 사람들과 처음 만난 수강생들이 뒤섞여 매우 혼잡했다.
나는 맨 앞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내 옆에 앉은 분은 옆모습이 참 고운 사람이었다.
딸이 아기를 낳으면 산모·신생아 관리를 직접 해주고 싶어 왔다고 했다.
나도 며느리가 아기를 낳으면 도움이 되고 싶어 왔다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첫인사를 나눴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
수강생 모두가 앞으로 나와 국민체조를 했다.
강사님은 2주짜리 짧은 교육이지만 반장을 뽑겠다고 하셨다.
나는 망설임 없이 손을 들었다.
내 성향이 맞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
나 하나였다.
그렇게 반장이 되었다.
첫날은 어색했지만
우리는 금방 서로를 맞춰가기 시작했다.
점심시간,
탕비실에서 전기밥솥이 발견됐다.
“여기서 밥 해 먹어도 된대요!”
누군가의 말에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였다.
쌀을 가져오겠다는 사람,
김치와 반찬을 가져오겠다는 사람이 생겼다.
다음 날부터
우리는 함께 밥을 지어먹었다.
김치와 반찬을 나눠 먹으며
“맛있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오갔다.
오전에는 이론 수업,
오후에는 인형으로 아기 목욕 실습이 이어졌다.
이론수업이 끝나면
나는 몇 명과 함께 매트를 깔고 물을 받았다.
수건과 아기 옷을 챙기도록 알렸다.
두 아이를 키운 엄마였지만
인형을 손에 쥐니 손끝이 조심스러워졌다.
수업이 끝나면
전열기구 코드를 뽑고 불을 껐다.
그게 내가 맡은 마지막 일이었다.
1월 6일부터 17일까지,
날씨는 몹시 추웠다.
주차가 되지 않아 모두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나는 걸어서 30분을 오갔다.
강풍에 뺨이 얼얼했고
길은 미끄러웠다.
그래도 매일 걸었다.
다음 날부터는
각자 자리 주변 전열기구를 정리하고
실기 준비도 나눠 맡았다.
불평하는 사람은 없었다.
수업은 계속되었다.
아기 목욕부터 산모 관리까지
하나씩 배워 갔다.
문득
아이들을 키우던 때가 떠올랐다.
그때는 몰랐던 것들이 많았다.
이유식에 간을 맞춰 먹이던 기억이 떠올랐다.
가슴이 철렁했다.
2주가 지나고 마지막 날, 시험을 봤다.
강사님은 시험지를 나눠주고 자리를 비우셨다.
아무도 떠들지 않았다.
모두 조용히 문제를 풀었다.
실기시험에서 세 명이 만점을 받았고
그중에 내가 있었다.
시험이 끝나고
우리는 밴드를 만들었다.
소식을 나누기로 했다.
산모·신생아관리사 과정을 마친 뒤
베이비시터 교육도 이어서 받았다.
일자리를 찾아봤지만
쉽지 않았다.
배움은 충분했는데,
쓸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