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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계획의 가락은 이러했다. 1. 돈은 최대한 아끼자. 2. 최대한 현지인을 많이 만나자. 였다.
돈을 최대한 아끼기 위해서는 숙박비와 식비를 줄여야했다. 하지만, 연고도 없는곳에서 그 두가지를 해결하는것이 쉬운일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해결방법을 알고 있었다. 2016년 나는 제주도에서 한달 살이를 한 경험이 있다. 이 경험을 통해 그 방법을 알고있었다.
대학교 여름방학때 제주도 용역사무소에서 한달을 지냈다. 서울에서 친구와 함께 용역사무소에 연락을하여 사람이 필요하냐고 물어보고 나서 바로 제주도행 티켓을 구매했다. 가서 제주 감귤 농장, 감귤 선별공장, 무 농장, 무 선별공장등을 전전했다.
그렇게 제주도 인력사무소에서 제공해준 숙소에 머물면서. 병호형이라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그분이 나의 여행을 수월하게 해준 은인이었다. 그분은 50대 중반의 중년이셨는데. 특이하게도 모든 사람한테 존댓말을 했다. 심지어 당시 24살정도인 나에게도 존댓말을 했다. 그분과 함께 같이 생활을 하다보니, 그분이 어쩌다가 제주도에 오게 되셨는지를 알게되었다.
그분은 젊었을때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호텔의 호텔리어라고 하셨다. 젊었을때 열심히 일을 하고 보람도 느꼈지만, 유명호텔에서 일하시다보니 보니 정말 돈이 많은 사람들도 많이 보셨다고 한다. 본인은 그때 자기가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해도 호텔을 방문하는 사람들처럼 많은 돈을 벌지는 못할거라고 느꼈다고 하셨다.
그래서 본인의 일을 그만두시고 그때부터 해외여행을 다니셨다고 했다. 나는 제일 궁금한 부분을 물었다. 여행경비는 어떻게 준비하시나요? 시간은 있어도 직장이 없으셔서 돈이 없을텐데 어떻게 여행을 다니신건가요? 그분은 '여행은 돈이 아니라 시간만 있으면 할 수 있어'라고 하시면서 본인이 세계 각지를 어떻게 돌아다니셨는지를 알려주셨다.
그떄 알려주신 것이 바로 '순례자의 길'의 알베르기에서 일을 하면서 숙박비를 아끼는 방법이었던 것이다. 너무 마음에 들었다. 또 찾아보았다. 최대한 체류를 길게 하기 위해 찾은 방법은 다음과 같았다.
1. 알베르기에서 호스피탈레로로 일하기
2. 이동과 숙식을 한번에 해결하는 러시아 횡단열차 타서 이동하기
3. 카우치서핑(Couch surfing) 호스트에게 연락하여 나의 재능을 빌려주는 댓가로 잠잘 곳을 제공받기
4. 포토마라톤이라는 체험을 신청하여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이랑 단체로 다니면서 숙박비를 아끼기 였다.
2번과 4번의 방법은 간단했다. 돈만 지불하면 되기 떄문이다. 문제는 1번과 3번이었다.
해외 출국 2달전 부터 1번과 3번을 해결하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했다. 영어공부라곤 수험을 위해 해본적 없던 내가 영어를 이용해 외국인과 소통을 시작했다. 재밌었다. 이미 너무 재밌었다. 내가 영어를 한다고? 내가 하는 영어를 상대방이 알아듣는다고?
출국 두달 전부터, 여행준비를 하면서, 비행기를 타기도 전에 여행이 시작된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