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싶다고 할 수있는건 아니다.
카우치서핑은 전세계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방을 모르는 여행자에게 제공하는 웹사이트다. 굉장히 낭만있지만, 무섭기도 하다. 친구들을 집에 들이는것도 부담스러운 나인데, 그런 내가 다른나라의 얼굴도 모르는 사람의 집에 가서 머문다고? 나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됬다. 이거 무슨 꿍꿍이가 있는거 아니야? 여행자들을 위한 사이트가 아니라 인신매매를 위한 사이트 아니야? 더군다나 내가 카우치서핑을 하고자 하는곳은 스킨헤드로 유명한 러시아였다.
내가 구태여 일을 만드는것이 아닐까? 그냥 싼 호스텔을 잡을까? 그래도. 뭔가 색다르게 하고 싶었다.
결국 호기심이 두려움을 이겼다. 하기로 결정 했다. 대신, 딱 하루만 해보기로 했다. 근데, 무슨일을 하던지, 우리가 하겠다고 하여서 그쪽에서 나를 무조건적으로 받아주는 일은 없다. 카우치서핑을 하기로 결정한것만으로도 큰 난관을 넘겼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카우치서핑 호스트가 나를 안받아주는것도 문제였던것이다.
무작정으로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카우치서핑 호스트 20여명에게 똑같은 메시지를 보낸것 같다.
현재는 기록이 없어져서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호스트들에게 나를 소개한 전문은 다음과 같았다.
-안녕, 나는 한국에 살고 있는 대학생이야.
- 이번 겨울방학을 통해서 처음으로 해외에 나가는 결심을 하게되었어.
- 한번 나가는건데 최대한 길게 가고 싶고, 내가 방문하는 나라의 문화를 최대한 체험해보고 싶은 마음이야.
- 그래서 나의 여행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횡단열차를 통해 모스크바에 도착한 후 스페인, 스위스, 독일, 아이슬란드, 미국을 여행할 예정이야.
- 아직 모스크바에 머물 예정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너가 만약 나를 호스트 해준다면 많은 시간을 너와 모스크바에서 보내고 싶어.
승낙을 해준 호스트는 미카일(Михаил Воробьёв)과 그의 여자친구 나탸샤였다.
처음에는 accept가 아닌 maybe였다. decline만 주구장창 받던 와중에 한줄기의 빛이었다. 나는 바로 그에게 연락을 하여 적극적으로 그와 함께 모스크바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어필했고, 결국 그는 나를 호스트 해주었다.
결론적으로 모스크바에서의 카우치서핑은 나에게 낭만적인 여행경험을 제공해주었다. 모스크바에서의 카우치서핑의 경험이 있기에, 내가 방문한 다른 나라에서도 카우치서핑을 하고자 했지만, 미카일말고는 나를 받아준 호스트는 없었다.
그의 컨펌이 오고나서 나는 그와 어떻게 재밌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첫 여행이다 보니 나는 러시아 여행에서 큰 실수를 했고, 그 실수는 내가 미카일과 나탸샤와 더 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