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유 없이 짜증이 나고, 사소한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자신을 발견한 적 있나요?
저는 최근 한 달 가까이 그랬습니다.
괜히 몸도 마음도 편치 않고, 스스로도 왜 이렇게 신경이 곤두서는지 몰라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긴 추석 연휴를 앞두고 ‘명절 증후군인가?’, ‘갱년기인가?’ 혼자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봤지만, 마음은 여전히 허전했습니다.
별다른 사건이 없는데도 괜히 예민해지고, 별일 아닌데 서운하고, 작은 일에도 화가 치밀었습니다.
연휴가 시작됨과 동시에 남편과 둘이 명절 음식을 준비하고, 친정 모임으로 1박 2일, 시댁 식구들과 또 1박 2일을 보내며 정신없이 지냈습니다.
그리고 오늘, 부모님이 계신 봉안당에 찾아갔습니다.
도착하기도 전에 눈물이 쏟아졌고, 도착하자마자 그동안 참아왔던 감정이 폭발하듯 서럽게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요즘 나를 괴롭히던 이유 없는 짜증과 예민함의 정체는 바로 ‘그리움’이었다는 걸요.
엄마가 떠난 지 3년, 아빠가 떠난 지 2년.
명절이 다가오는데 함께할 부모님이 안 계시다는 사실, 찾아갈 곳은 있지만 맞이해줄 이가 없는 명절이 서러웠던 겁니다.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 채, 저는 그저 ‘갱년기인가 보다’ 하며 스스로를 탓하고 있었던 거죠.
오늘 마음껏 울고 나니 가슴 한켠에 쌓였던 돌덩이가 조금은 내려간 듯했습니다.
그제야 알았습니다.
글을 쓰고 책을 내며 내 안의 슬픔이 어느 정도 정리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나는 여전히 엄마 아빠가 그립고 보고 싶은 딸이었음을요.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이제는 감정을 억누르지 않기로요.
슬프면 슬퍼하고, 눈물이 나면 울고, 그리우면 그리워하기로요.
감정은 억누를수록 더 깊은 곳에서 삐걱거리니까요.
혹시 요즘 이유 없이 짜증이 나고 예민해진다면, 잠시 멈춰서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혹시 내 마음 안에 쌓인 슬픔이나 그리움은 없을까?”
때로는 우리가 알아채지 못할 뿐, 세상에 이유 없는 감정은 없습니다.
감정을 부정하기보다, 조용히 마주하고 인정해 주는 것.
그것이 진짜 회복의 시작이자, 자신에게 건네는 가장 따뜻한 위로 아닐까요.
성공보다 성장을 추구하는 리치그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