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3일
직장은 22년 차
이직은 세 번(3)
휴직은 제로(0)
나는 매일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한다.
스핑크스의 수수께끼 중 그 유명한 답이 ‘사람’인 질문이 있다. "목소리는 같지만 발이 4개가 되기도 하고 2개가 되기도 하고 3개가 되기도 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이가 네발로 기어 다니다 청년으로 성장해서 두 발로 걷고 노인이 되어 지팡이와 걷는다.” 내용으로 인간의 탄생, 성장 그리고 노화를 땅과 닿는 신체 및 신체의 연장된 부분으로 물어보는 질문이다.
아침] 출근길에 나는 아이가 된다. 인간성에 대해서 성선설과 성악설이 있는데, 순자가 주장하는 성악설을 나는 믿는다. 아이의 행동은 본인을 위해 모든 행동들이 구성되어 있단 생각을 나는 한다.
그날의 좋은 컨디션을 위해서 출근 동안 마주치는 반가운 동료와의 인사도 이어폰을 끼고 모른 척 못 본 척하며 나에게 집중한다. 마치, 야구선수가 시합 전 그라운드에 나와서 몸을 풀면서 루틴에 맞춰 컨디션을 시합을 위해 끌어올린다. 평상시, 활발하던 나를 기대하던 동료는 아침의 이 대면 대면한 상황이 어색할 수 있겠지만, 나를 위해서 조금 이기적 내가 된다.
[점심] Fitness 센터에서 3km 러닝 하고, 신체적 정신적 활동적인 상태로 동료들과 미팅을 통해서 건설적인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나를 적극적으로 알려 나간다. ‘알려 나간다’의 의미는 업무의 관계 속에서 나의 역할을 다하여서 일의 주인이 ‘나’ 임을 어필한다는 의미이다.
[저녁] 늦은 오후 오늘 한 일들을 정리하며, 내일 할 일을 체크한다. 회고의 시간이다. 준비운동만큼이나 중요한 마무리 운동처럼, 오늘 하루 업무 과정에서 응원하고 협력해 준 동료에 대한 감사를 하고, 그리고 미운 동료에 대한 미움의 내 마음도 재 확인한다. 그리고 여전히 바쁜 동료에게 나의 고양이 손*을 빌려 주며,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한다.
나는 매일 ‘아이’로 출근하고 ‘청년’으로 일하고 ‘노인’으로 퇴근한다.
[부연]
* 정말 바빠 일손이 부족할 때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다(猫の手でも借りたい)”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고양이가 사람 일을 도와 봤자 얼마나 보탬이 될까 싶지만 그조차도 필요하다 싶을 만큼 일손이 간절하다는 뜻인데요. 이 글에서 ‘고양이 손을 빌려주다.’는 “나의 무디고 큰 도움 안 되는 손이라도 보탠다.”의 의미로 사용했습니다.
[출처] 무적의 고양이 손 - 고약한 은행강도를 잡아라 | 작성자 호두찰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