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21일
부칙: 시공간을 초월한 단어들(Words that live throughout time and space)
방금 전, 사무실 옆자리 친한 동료가 “아버지 건강이 조금 심각해져서 한 달 전부터 준비한 일본 여행을 모두 취소하고 미국 아버지 집에 급히 가야겠어!”라고 혼잣말처럼 나만 들으라는 마냥 작게 그리고 걱정과 슬픔을 담아서 이야기한다.
그 순간, ‘내 아버지 연세도 벌써 팔순이 훌쩍 넘었네!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나도 마주할 일이야!’라고 머릿속 생각이 눈앞 모니터의 밝은 화면에 문장 되어 툭 하고 던져졌어.
80년대 나의 국민학교,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 속 아버지는 언제나 이글거리는 눈빛, 자신감 가득한 목소리, 구두 뒷굽의 바깥쪽이 바닥에 먼저 닿으며 제법 큰소리의 쿵, 쿵 소리 걸음을 걸으셨는데, 그 모습과 아버지의 호통 말투는 항상 엄마를 주눅 들게 하였고, 누나들과 나는 그런 아버지와 눈 마주치기도 너무 어려웠던 시절이었어.
오늘 나는 쉰이 되었는데, 그 동료의 조용히 읊조리며 말해준 문장으로 인해서 과거 속 아버지와 지금의 아버지를 한 프레임 속에서 볼 수 있었어. ‘시간이 지나면, 변하는구나.’
“시간 속에서 세상의 것들은 변치 않을 수 있을까?” “아니 아니 변하지.”
“그럼 시간 그 자체는 변하지 않는 것일까?” “아니 그것도 변하지.”
세상의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고, 시간도 중력이 아주 커진 블랙홀에서는 변한다고 해. (시공간 왜곡)
“혹시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변하지 않는 것이 우리에겐 있을까?”
“그럼, 우리 단어들은 그것의 의미로 존재해 왔고, 존재하고 있고, 존재할 거야.”
이런 단어들은 현실에서 Object(물건, 물체)로 존재하지 않지만, 우리가 정의한 우리 단어들이야.
이 단어들의 탄생은 옛날 어느 공간, 어느 시간에 누군가가 먼저 사용하였고, 그 의미를 이해한 주변 사람들로 인해서 널리 사용하게 되었고, 그다음 세대들도 처음에는 외워 사용하다 어느 충분한 시간이 흐르면 누군가에게 말로 설명하지 못하지만 그들의 마음과 몸속에서 생착되어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게 되고, 그 시간이 길어지고 사용이 빈번해지면서 그 마음이 그 공간 속에 있는 주변사람들에게 퍼져나가는 거야.
우리들은 이런 단어들이 가족, 형제, 친구, 동료들과 시간과 공간 속에서 위축되지 않고, 상처 없어 온전한 그 단어의 모습으로 다닐 수 있도록 늘 관심과 정성을 들어야 하지!
* 이 글은 이 단어들을 몸으로 가르쳐 주신 엄마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