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 없이 걷는 사람

by vakejun


꿈속에서 그렇게 다녔다

마치 달의 지면을 밟듯이 퐁 퐁 퐁


순간 나는 물속으로 휩쓸리고

흑백 건물의 난간에서 난간으로 날아다녔다

무협의 어떤 기술이 아니라 험악한 꼬락서니의 탈출 시도 같은 것


왜 이다지도 꿈은 어지러워야만 하는지

새삼스럽지 않은 풍경에 놀랍지도 않다


밤의 12시, 반갑지 않다

쉬이 들지 않는 잠을 어렵게 까무룩 하더라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꿈의 단편'들은 무섭도록 괴롭다


기억나는 조각을 끄집어내어 글을 만들었지만

그것마저 평화롭지만은 않았다


낮동안의 세포들이 치중했던 모든 것들이

밤만 되면 고개를 쳐들고 신경싸움을 했다


이토록 활발하게 방해받을 줄이야

떨쳐낸다고 아니라고 부정해도

꿈은 언제나 솔직하다


몸은 한없이 무중력에 가깝다


마음은 가라앉고 악몽인지 가위인지 분간 못하는 그곳에 갇히고 쓸데없는 반복은 새벽 3시의 기상을 능력치로 선물했다


겪는 건 내가 아니라, 꾸는 것도 내가 아니라

모두 가짜였으면..


어쩌면 도플갱어를 키우고 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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