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을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남아선호사상이 남, 녀 차별을 구분 지을 때
난 빨강이 아니라 파랑을 택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파랑은 뭔가 세 보였다.
나는 강해지고 싶었고 다 이기고 싶었다.
오빠와의 말도 안 되는 싸움에서도, 엄마 아빠의 다툼에서도 제지할 수 있는 강단 있는 아이.
실제로도 그러했고, 파란색이 주는 상징적인 의미는 내게 그러했다.
사람들도 내게 어울리는 색깔이 무어냐? 물으면
파란색이 떠오른다고 했다.
구축을 잘한 것 같다.
교복과 주로 입는 무채색의 옷임에도 불구, 용케도 살아남았다.
파란색을 좋아하지만 잘 입지는 않는다.
검은색, 흰색, 회색에서 채도만 바뀔 뿐이다.
나이가 들면 화려한 게 좋아진다던데..
가끔 쨍한 색깔에 끌리기도 한다.
나이 먹은 것을 실감한다.
어려 보이려 이렇게 발악을 하나 싶기도 하다.
좋아하는 색깔을 보면 그 사람의 성향이나 성격도
대충 파악이 간다는 심리테스트에서도
파란색은 나에게 만족감을 주었다.
그래 난 차가운 도시의 여성이지!
하지만 내 사람에게는 따뜻해!
일을 할 땐 그저 파란색이면 시원한 줄 알고 배경으로 깔아주십시오-했던 클라이언트가 생각난다.
내가 좋아하는 색은 그렇게 여름이면 배경취급을 받았다.
색이 가지는 고유한 특징은 편견도 함께 가졌다.
그냥 클라이언트를 욕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빨간 계열은 따뜻하고 열정적이며, 파란색이면 시원한 줄로만 아는 모지리 같은 놈들아! 라고.
편견 없는 사람이 되어야지 했으면서 나는 어릴 때 빨간색을 거부했다.
모순적이다.
좋아하는 색깔이요?
오늘은 파랑, 내일은 검정, 모레는 아마, 초록!
탁월한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