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거 아냐

by vakejun


어린이날이 싫었다.
크리스마스가 싫었다.

생일? 더 싫었다.



모두가 들떠서 특별한 날을 축하하고 기뻐하던 그때,

나 역시 특별한 날이 되길 바라고 원하는 게, 싫었다.


그게 안되면 몹시 기분이 상하므로 그에 걸맞은 선물과 기분 좋은 무언가가 일어나야 한다.

축하하라고 있는 날, 당연한 이치 아닌가.


'기념' 그게 뭐라고 들떠서 결국 진창에 빠졌다.


마지막 진창에 머무른 그때의 내 생일

온 가족이 축하를 해줬다.

바쁜 언니네 가족을 제외하고.


나는 좀 심드렁했다.

기분이 쿡 처박혔다.


그렇게 챙겨줘도 축하 한마디 없는 언니네 식구들을 향해 언니를 대표로 세워 맘에 담아둔 소리를 내질렀다.

참 철없다.

언니는 후회보다 자신을 탓하고, 어르기보다는 한탄에 빠졌다.


"제발 확대해석하지 말고 우리 만나서 이야기하자!"


다음 날, 아침 일찍 언니는 뻘쭘하게 서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언니에게 성큼 다가가 미안하다고 감싸 안았다.


어디서 그런 행동이 튀어나왔는지는 모르겠다.

언니는 의외로 글썽거렸다.

가끔 느끼는 건데, 언니랑 나는 순서가 바뀐 것 같다.


연연하지 말자.

바뀌어야 하는 건 병신 같은 내 마음이지.


대단한 일이 아니었다.

마침내, 그건 대수롭지 않은

하루면 끝나는, 기분만 내는

그저 그런 날인 것이다.


그게 뭐라고. 참나.



하지와 동지,

그리고 붓다 생신이 좋다.


한낱 미천한 중생이 깨달음을 얻기까지 붓다의 힘이 커서. 자꾸 예쁜 염주가 나타나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올해 내 생일 선물은 미리 땡겨 받은 터라 새로울 것도 없다. 아마, 까먹을지도.


괜찮다. 그래도 남는 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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