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얼굴을 보자마자 우리는 젊었던 그때를 떠올렸다.
2013년, 내가 살던 곳의 역 앞 스타벅스.
늦은 밤 마지막 타임 요가가 끝나면 아이스라테가 미친 듯이 당겼다.
아침에 들르고, 밤에 들르고.
참새가 방앗간 들르듯 그렇게 스타벅스를 드나들었다.
시간은 흘렀고, 살던 곳도 바뀌었다.
여기서 그때의 파트너님을 다시 만날 줄이야.
당시 대학생이었다던 그 님은 점장님이 되어 나타났고
반가움도 잠시, 전례 없던 사례로 지역 매니저로 발령이 나 갑작스럽게 떠난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렇게 우연히 만나기도 힘든데, 너무한다.
파트너님은 너무 아쉬워한 나머지 연락처를 물어왔고
우리는 다음을 기약하며 우연한 만남을 끝냈다.
골치 아픈 몇 차례의 일들이 지나고 반가운 님의 연락이 왔다.
그 간의 사는 얘기를 나눌 수 있었고,
참새의 방앗간이 마음의 고향이 된 썰도 풀었다.
파트너님은 그때를 기억할 수밖에 없던 내 이야기에
우리를 기억해 주는 점장님도 이 기분을 느껴봐야 한다며 다음을 약속했다.
정말 그대로시더라.
그간의 세월이 녹록지 않았던지라 할 말이 어찌나 많던지.
시 창작이 전공이라고 하셨던 파트너님은
메모장에 무언가 휘갈기는 걸 슬쩍 보시고는
"알려달라고 하면 너무 부끄러우시겠죠?"
하고 웃으셨다.
네..
그래서 몰래 쓴다.
이렇게 오래된 인연이 이렇게 우연히 만나게 됐다.
처참하도록 직장복, 상사복, 동료복이라곤 없던 내가
뒤늦게 인복이 터진다.
다행인 건, 이제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을 할 수 있게 됐다.
약물의 의존도가 높을지는 모르겠지만
병원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무슨 계기였든, 지금은 사람들의 말이 귀에 들어온다.
대답을 하고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참으로 선한 사람들이다.
난 이런 사람들은 꼭 복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그래야 착하게 사는 사람들이 살아야 할 명분이 '주어진다'라고 믿기 때문에.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았다.
잊지 않고 기억해 줘서, 참 고마웠다.
사람이 마음의 고향이 되어 돌아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