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끔한 무언가가 자꾸 신경을 긁는다.
분하게시리 눈에 보이지도 않고
애써 보려 들면 모양만 우습다.
팔꿈치에 나도 모르는 사이 언젠가,
그 어디쯤에서
보기 좋게 베인 것 같다.
따끔한 기분이 묘하게 온 신경을 그리로 끌어당긴다.
한번 신경 쓰기 시작한 작은 통증은
'이게 뭐지?' 싶으면서도 알 길이 없다.
팔을 돌리고, 굽혔다 펴보지만
묘한 위치가 성질만 돋운다.
이러다 눈이 먼저 돌아갈 것 같아 포기하고 만다.
사는 것도 그랬다.
노력해서 안 되는 거면 치우자- 싶었다.
안 되는 건 안되는 거였다.
신경이 쓰여도 어쩔 수 없고
눈에 안 보이는 어떤 작용들이 가로막고
'그만하지?'하고 조롱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그 와중에 먹고 싶은 건 먹고 퍼질러 잠도 잤다.
수면의 질은 늘 안 좋았지만 그래도 잠을 자야 살 수 있으므로
갖은 방법을 동원해 잠을 자고야 만다.
쓰린 팔꿈치를 이리저리 살펴가며
베인건지 쓸린 건지 살핀다고 달라지는 건, 사실 없다.
사람들은 꼭 보고 나서야 직성을 풀고 납득하는 습관이 있는 것 같다.
나만 그렇거나.
올해는 무심하고 덤덤해져야 할 것 같다.
악착같이 혹은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암울기를 거쳐본 결과,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
지나갈 일은 지나간다.
새삼 나의 팔꿈치는 하얗고 빨갛다는 말에 착색되지 않은 고생 안 한 팔꿈치여라-라고 생각했지만
책상 앞에 앉아 있던 그때의 나도
별다를 건 없었겠다고 여긴다.
백수가 이 정도 패치는 있어야 백수답지.
집안일에 꽤 진심인지라 생활근육이 붙은 팔뚝은 내심 아쉽긴 하다.
거슬리던 쓸림도 내일이면 까먹을 것이다.
벌써 무덤덤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