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 보수

by SEIN


요즘 제일 신나는 거?

없다...


도무지 없다.

일상이 그저 그래서가 아니라

그냥, 가라앉는다.


어쩌다 무드가 이렇게까지 바닥을 기게 됐는지는 모르겠다.

짐작도 해보고, 원인도 따져보고,

그러다 싫증이 났다.


바닥을 분석한다고

내가 일어날 것 같지도 않아서

일단은, 손을 놨다.


부비동염.

더럽게 오래간다 했던 감기가 결국 여기까지 왔다.

길고 긴 항생제.

그 사이 혈당은 널을 뛰고

인슐린을 추가로 찔러 넣으며 버티는 중이다.


조금 지친 걸까, 이거.

이제는 하나씩 고장 나는 기분이다.


그래, 이 나이에 어디 하나 안 아픈 사람이 어디 있겠어.

그렇게 넘기려다가도

나는 꼭 사레들린 사람처럼

"내가 왜, 어쩌다. 이건 또 왜."

켈룩, 하고 걸린다.


몸이 질척이니

마음도 같이 늘어진다.

여력은 없는데 일은 늘고,

이걸 다 끌고 가야 하나 싶다.


요즘 제일 신나는 거...

굳이 쥐어짜보면 여행 계획.

억지로 손가락을 꼽아본다.

이럴 때도 계획은

나를 조금은 앞으로 밀어낸다.


그전까지는 버틸 거다.

가서 신나게 놀려면

체력이 있어야 하니까.


움직이자.

무력감이 바닥을 기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