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포개진 종이 인형
한발 내딛을 때 떨어진 걸 알았지
난 나아가고, 넌 날아가고
신경을 안 썼어
난 이곳저곳 모험을 다녔고
색도 입히고 맛있는 것도 먹고
구경도 하고 즐거움도 느꼈지
나중에 널 알아봤을 땐
슬픔도 알았어
너에게 필요한 건 색도 옷도 웃음도 재미도 아니래
넌 무어가 먹고 싶냐 했더니
아무것도 필요가 없대
난 버섯을 먹고 형체도 생기고 그림자도 만들었는데
왜 넌 아무것도 필요가 없니
네가 주는 꿈은 너무나 가엽고 처연해
난 또 울 수밖에 없구나
23’ 10월 18일. <내 꿈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