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함이 왔다
소재는 바닥이 난 것 같고
울궈먹기를 했다
연휴를 맞아 본가엘 다녀왔다
여전함에 새삼스러울 것 없어 안도했다
다시 내 집에 돌아오니 다녀온 것 같지도 않은 기분
그러나 내 집에서 샤워하고 내 침대에 눕는 건
몹시 편하다
좋은 곡들만 엄선했지만 이 반복도 슬슬 지겹다
정신과를 다녀왔다.
알림톡이 오지 않았으면 새카맣게 잊을 뻔했다
약을 증량하겠다는 걸 네 번이나 거절했다
제가 움직일게요, 어떻게든 해볼게요
불안정한 감정을 내가 마음먹는다고 제어할 순 없다고 했다. 부작용은 싫다고 했다.
환자의 고집에 물러나 주셨다.
어떻게든 해보겠지만 일단은 질 낮은 수면에 기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꿈속에서 아빠는 내게 정을 떼려는지 그렇게 모질게 굴더라.
이름도 잘 모르는 스쳐갔던 십 대의 반 학생들이 단역처럼 꿈속을 빼곡히 채우고 주요 인물과 의미 없는 얘기를 나눈 것 같다.
내 옆에 잠깐 머물다 간 유명인의 웃음이 이 꿈은 달랐어 라기에 로또를 사볼까 한다.
조금 많이 게을렀던 이번 주는 막 예쁘지도
나쁘지도 그저 컨디션 난조인 내게 잠으로 던진
휴식기라 칭하기로 했다.
오늘은 출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꼭 하리라-라고 맘먹었지만 오후 4시 가까이 잠을 잤다.
새로운 혈당센서 알림은 저혈 알림을 게을리한다.
알림 소실, 너나 나나 게을리 한 건 매 한가지니
탓하지 않기로 한다.
재미로 한 성격테스트에 '긍정킹'이라니
내가 그리 살아왔던가?
수많은 이들에게 했던 '괜찮아'가 내게 해주는
주문은 아니었나, 나 되-게 부정적인데 주변을 샅샅이 뒤져보니 부정은 없었다.
험난한 꿈이었지만 잘 자고 잘 쉬었어.
다음 달엔 병원 일정이 많으니 좀 움직여보도록 하자
약속도 있고 그 안에 사람도 있고 살도 좀 빠질 거야
지독해져야지. 개장수도 못 데려갈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