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릿속에 뭐가 그리 복잡하게 엉켜있는지 나는 좀 가끔 궁금한 편-
어지러운 꿈이 해석할 수 없어 답답하고
뜻 모를 인물들이 던져주는 말들이 어떤 의미인지
대게의 꿈은 낭패감에 젖어 울부짖으며 깨는 편인데
소파의 등받이를 주먹으로 치며 울면서 깼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닌데 순간 벽이었으면 손등 마디가 아작 났겠다 싶었다.
그날은 소파에서 자길 잘했다.
꿈이란 내가 꾸는 비현실에 늘 존재하지만 현실에도 있는가라고 자문하는 편-
언제더라.. 나에게 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었던 시절이?
아마 전시회를 열고 싶다고 생각한 게 마지막이라고 생각.
그 전시회는 다소 밝지만은 않았을 거라고 당시에도 추측.
왜 손가락 마디가 잘리고 눈알을 파헤치고 있는지
공부 잘했으면 외과체질이라고 해두자.
엄마가 바랐던 착하고 안정적인 공무원 타입의 직업을 못 가져 가끔 미안하다.
엄마의 꿈은 딱 그거였는데..
큰 이모는 모임만 가지면 자신의 뒷바라지에 성공한 아들내미 자랑을 그렇게 해댔다고 한다.
엄마는 이모의 자랑이 듣기 싫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그리 되어주겠노라고 했다. 미안하다.
그렇지만 큰 이모는 아빠의 장례식에서 선을 넘었고 엄마의 외로움을 핑계로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 했으니 결론은 좋지 못했다.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친가도 싫지만 외가는 더 싫다.
그 행복 영원하지만은 않을 거라는 거 기억하세요 이모, 외삼촌.
그래, 꿈을 꿀 새도 없이 삼일이 후딱 지나가던 그날,
삼일장을 치르고 집으로 돌아와 몸을 씻고 이 더위가 장난이 아니구나 라는 걸 실감도 하기도 전
새언니가 다급하게 오빠를 불렀다.
엄마가 밖에서 누군가와 언성을 높이고 있었다고 했다.
나는 불나게 튀어나갔다.
친하지도 않던 새로 온 옆집, 농사 뭘 안다고 짓겠다고 벌여놓은 고추밭에 도로가의 가로등 불빛이
자기들의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는 거였다.
아빠가 계실 땐 어찌어찌 짜져 있던 것들이 고개를 들고 가로등의 불빛 방향을 틀라고 한다.
보기에도 괴팍하게 생긴 성격 드센 아줌마가 삿대질을 해가며 엄마에게 소리를 질렀다. 우기는 것에 가깝다.
이게 남편 잃은 지 삼일밖에 되지 않은 사람에게 할 말이냐고 따졌다.
어쩌라고? 란다. 어떻게 해줄까? 란다.
어, 너님 말 잘했어. 그 말 되게 조심스러워야 할 거야.
"어떻게 해 달라면 어떻게 해 줄 수나 있고?" 말문이 막힌 고약한 여자는 발길을 돌렸다.
엄마의 화를 잠재우며 겨우 모시고 들어왔다.
그때 생각했다.
당신은 꼭 곱게 죽지 못할 거야. 내 새로운 꿈이라면 꿈이야.
그 업보 꼭 돌려받을 거야. 내가 그렇게 빌 거거든.
11년이란 세월이 지난 지금 좋은 소식은 못 들은 것 같다.
나쁜 것을 바라면 안 되지만 엄마가 받았을 상처를 대비, 꼭 평안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
내가 바라는 꿈이 설령 나에게 다시 돌아오더라도 당신만은 뒤틀린 삶이길 바라.
난 늘 나의 주변에 솔직했거든.
당시도 솔직히 좋은 삶은 아니었으니 나쁘게만은 생각마.
언젠간 곱게 죽지 못할 손에 꼽히는 몇 명의 삶을 이야기하고 싶었어.
이 또한 고발이자, 나의 꿈이었고 생각지는 못했지만 뿌린 대로 거두고 있는 것 같아.
이제는 착하게 사는 데에 집중.
이거 봐, 오늘도 스벅에서 후한 서비를 받고 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