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은 썩었다
썩은 사과는 먹기 싫지만 보기 좋게 치장하니
이 얼마나 훌륭한가
모른 척 먹어주고 속아주니 맛있냐고 묻는다
불순한 과정에게 공평한 결과를 토하라 할 텐가
이미 다 알지만 벌레가 꼬이기 전까지는
배부르게 먹어준다
사람들은 꼭
새삼스럽다
순간, 찰나, 문득, 기어이
나이가 든다는 건 슬픈 거와는 다르게 서글프다
그게 무언지 피부로 좀 더 알 것 같은 기분에 위축되고 '언젠가는'이라는 시간행렬은 점점 더 시위를 가한다.
화살은 당겨졌으니 뭐라도 맞혀야지
과녁을 빗나갔다고 어디든 꽂히지 않는 화살은 없다
뇌에 가뭄이 든다
쩍쩍 갈라지고 수분도 양분도 없는 척박한 쭈글이
촉수를 곤두세워 더듬어보자
간혹 잊힌 것들에 대한 회상을 애써 건드려본다
잊어버리고만 마는 나의 허술함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라 자연적 그래져 버림이 몹시 안타까워 미칠 지경이다
이렇게 기억력이 나빠지고 있다
스트레스는 나쁘다
사람을 멍청하게 만드는 악독한 취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