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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오 Sep 10. 2024

백수라서 가능했던 드라마 10편 정주행 하기

티빙, 웨이브, 넷플, 디플, 프라임, 지니TV, 애플TV를 구독합니다.

나는 드라마 덕후다. 재미있어 보이는 드라마를 발견하면 시청률이 좋던 안 좋던 일단 1화를 틀어본다. 1화가 취향에 맞다면 그때부턴 마지막화까지 꼭 정주행 한다. 


티빙, 웨이브,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프라임비디오, 애플TV까지, 여러 OTT 서비스를 구독 중인 나에게 백수 시즌은 드라마 정주행을 달리기에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다. 퇴사를 한 7월 초부터 수많은 드라마들의 1화를 틀었다. 그중 마지막까지 정주행을 마친 건 총 10편의 작품. 최근 공개된 작품들부터 이미 2, 3번은 정주행을 마쳤던 애정하는 작품들까지, 나의 백수 생활을 행복하게 만들어준 드라마 10편을 소개한다. 




넷플릭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우연히 본 예고편에 반해 드라마가 공개되길 기다렸다. '서진이네' 속 열혈 인턴 고민시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파격적인 변신이 기대됐다. 고민시는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피로 물든 얼굴과 광기 가득한 눈빛, 충격적인 비주얼로 '사이코패스 유성아'를 완벽하게 표현했다. 다만 다른 시간대에서 벌어지는 두 사건들과 각 인물들의 관계성을 조금 더 깊이 있게 다루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광기의 고민시'가 완성한 작품. 고민시의 필모그래피에 강렬한 한 줄을 남긴 건 분명하다.


tvN <슈룹>

'슈룹'은 방영 당시, 본방을 챙겨볼 정도로 좋아한 작품이다. 지금까지 3번 이상은 정주행 했을 것이다. 주옥같은 명장면들과 몰입하게 만드는 배우들의 연기, 특히 중전 역을 맡은 김혜수의 연기가 내 마음을 울렸다. 본인의 자식뿐 아니라, 나아가 후궁들의 자식들까지도 모두 챙기는 어머니의 마음. 김혜수는 중전에 완벽하게 몰입해 시청자들을 웃고 울렸다. 큰 아들인 세자가 먼저 세상을 떠났을 때, 뛰어가 아들을 어루만지며 원손과 다른 형제들을 챙기겠다며 약속하는 장면은 볼 때마다 계속 나를 울린다. 


애플TV <파친코>

'파친코' 시즌2가 얼마 전 공개됐다. 시즌2를 달리기에 앞서 오랜만에 시즌1을 다시 돌아봤다. '파친코' 시즌1은 스스로 이방인의 삶을 선택한 젊은 시절의 선자(김민하)와 수십 년이 흘러 낯선 땅에서 뿌리내리며 살아가는 노년의 선자(윤여정)의 삶을 번갈아 조명한다. 흡인력 강한 내용과 빠른 전개,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져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총 8부작으로 구성된 시즌2는 현재 4개의 에피소드가 공개됐다. 시즌1에서 짧게 등장했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이삭(노상현)이 다시 한번 등장해 반가웠다.(물론 너무 슬픈 장면이었지만) 다음 편이 더욱 궁금해지는 '파친코' 시즌2. 마지막까지 기대된다. 


디즈니플러스 <화인가 스캔들>

어느 날부터 '화인가 스캔들'의 클립들이 내 릴스 알고리즘을 장악했다. 막장 드라마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도파민 가득한 말도 안 되는 스토리들이 나를 '화인가 스캔들' 정주행으로 인도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대환장 재벌 스토리, 불륜 등 막장 요소들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비추다. '요즘 도파민이 좀 부족하다' 싶으면 추천해 본다. 김하늘, 정지훈, 정겨운, 기은세를 둘러싼 사각관계, 그리고 화인가를 이끄는 '욕망의 시어머니' 서이숙의 美친 연기력,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사건사고들이 보는 이들을 사로잡는다. 혈압이 갑자기 치솟을 수 있으니 고혈압이 있다면 주의할 것!


tvN <술꾼도시여자들>

술을 좋아하는 나에게 '술꾼도시여자들'은 매력적인 드라마였다. '술도녀'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시즌1, 그리고 시즌1에 비해 반응은 저조했지만 나름의 매력을 가진 시즌2까지. 밤마다 500ml 맥주 한 캔을 따며 전 시즌을 정주행 했다.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들과 '나도 이런 친구들이 있으면 좋겠다' 싶은 아름다운 우정, 그리고 사랑까지, '술도녀'는 여러모로 나에게 영감을 주는 작품이다. 여러 번 봐도 재밌다. 전 시즌을 다 보기 힘들다면, 시즌1이라도 꼭 챙겨보길! 1화를 보다 보면 술이 땡길 수 있으니 금주 중이라면 주의하길. 특히 미쏘(미지근한 소주)의 맛이 궁금해진다.  


ENA <신병>

작년 4월, 남동생이 군대에 갔다. 동생이 군인이 되고 군대에 대해 더욱 궁금해졌다. 그때 찾아본 드라마가 바로 '신병'이다. '신병'은 원작 작가인 장삐쭈가 본인의 경험을 살려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알려졌다. 그래서일까? 군대를 가본 적 없는 나도 쉽게 몰입했고, 군대를 다녀온 지인들은 PTSD가 온다며 몸서리를 쳤다. 시즌1을 정말 재미있게 봤고 바로 시즌2를 보고 싶었다. 그런데 시즌1은 티빙에 있지만 시즌2가 없는 게 아닌가? 알고 보니 시즌2는 지니TV에서만 볼 수 있다고 했다. 때마침 아버지 회사에 셋톱박스를 신청해야 한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지니TV를 가입시켜 드렸다.(하핫) '신병2' 역시 시즌1만큼 재미있었다. '저런 놈이 있다니' 싶을 정도로 이상한 캐릭터도 있었고, 소소한 감동도 있었다. 마지막화는 새로운 신병이 등장하는 모습으로 끝이 나는데, 시즌3가 꼭 제작됐으면 좋겠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더 보이즈>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구독한 건 2022년부터다. 보고 싶은 작품이 있어 구독을 시작했고, 당시엔 한국어 자막이 안 되는 작품도 많았다. '더 보이즈'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대표하는 오리지널 시리즈다. 슈퍼 히어로들이 활동하고 미디어에도 적극 노출이 되는 세상을 배경으로 하며, 현재 시즌4까지 공개됐다. '더 보이즈'는 사람이 터지거나 잘려나가는 잔인한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래서 쉽게 도전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더 보이즈'의 스핀오프인 '젠 V'를 우연히 보게 됐고, 시즌 정주행을 마친 뒤 자연스럽게 '더 보이즈'까지 보게 됐다. 잔인한 장면만 잘 버티면 흥미로운 스토리 전개, 자칫 오글거릴 수 있는 슈퍼 히어로들을 찰떡 소화한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꽤나 좋은 드라마를 만날 수 있다. 


미국 FOX / ABC <9-1-1>

어렸을 때 나는 CSI, FBI 등 미국 수사물을 좋아했다.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쫀쫀한 연출, 그리고 빠른 속도감이 매력적이었다. 지금도 나는 수사물을 아주 좋아한다. 최근, 이런 내 취향을 저격한 작품을 발견했다. 바로 ABC의 시리즈 '9-1-1'이다. 현재 시즌7까지 공개됐다. 시즌1부터 6까지는 FOX사에서 제작했는데, 재정적 이유로 시즌7부터는 ABC에서 제작 중이다. '9-1-1'은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경찰관, 소방관, 응급 전화 상담사들의 긴장 넘치는 스토리를 담았다. 매회 충격적인 스토리들이 펼쳐지고, 특히 굉장히 빠른 전개가 특징. 더불어 에디, 벅 등 여심을 흔드는 캐릭터들 또한 이 드라마를 봐야 할 매력 포인트다. 


tvN <미생>

요즘 나는 이직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는 '놀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마음을 다잡기 위해 오랜만에 '미생'을 틀었다. 장그래, 안영이, 장백기 등 사회초년생들을 통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이야기를 하는 '미생'. 오랜만에 이 작품을 다시 보고 있자니 다시 열심히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솟구쳤다. 열심히 나아가고자 하는 사회초년생들과 이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주는 오상식 과장. 현실에서 오상식 과장 같은 상사를 찾긴 어렵지만, '나는 꼭 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는 오상식 같은 선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가져본다.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마지막 정주행 드라마는  tvN '슬기로운'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슬기로운 감빵생활'이다. 교도소 사람들의 모습을 드린 블랙 코미디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야구선수에서 범죄자로 추락한 슈퍼스타 김제혁과 그의 친구이자 교도관인 이준호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작품은 볼 드라마가 없을 때 수시로 꺼내보는 최애 드라마 중 하나다. 내가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양한 개성을 가진 캐릭터들이 많아서다. 주조연 할 것 없이 모든 캐릭터가 존재감이 확실했고, 매회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극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이 되지 않아 흥미로웠다. 이미 여러 차례 봤지만 볼 때마다 새로운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나의 백수 시즌을 마치기 전, 또 한 번 정주행을 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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