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은 뭘 먹고 자라날까
불면증은 왜 생기는 것일까?
불면증이 심해지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는가?
모기는 피를 먹고살며, 감기는 바이러스를 전염시킨다.
이끼는 습한 공간에서 개미를 먹고 암은 염증을 먹고 산다.
불면증은 생각을 먹고 산다
불면증은 두려움을 먹고 산다
불면증은 우울증을 먹고 산다
불면증은 긴장을 먹고 산다
불면증은 카페인을 먹고 산다
불면증은 통증을 먹고 산다
다양한 이유로 재발이 심한 질병 중 하나이다.
잊을만하면 다시 오는 불면증으로 하루를 망칠 때도 있다.
아침이 아침같이 않고 새벽 3시의 묘한 몽롱함에서 시간이 멈춘듯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끝날 때가 많다.
나의 불면증은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되었다.
첫 불면증은 초2 어느 날 '죽음'의 단어와 의미를 받아들였을 때였다.
죽음은 티비에 나오는 배우들이 하는 연기가 아니라
우리 부모님한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걸 깨달았을 때.
나란히 부모님과 누워있는 침대에서 새벽에 또르르 눈물을 훔친 기억이 있다.
이후 별다른 이유 없이 종종 잠을 자지 못했다.
청소년기 때의 불면증은 나에게 몬스터 주식회사에 나오는 괴물들 같았다.
에너지를 모으기 위해 나에게 겁을 주는 그러한 것들.
성인이 된 이유 불면증이 생길 이유는 더욱, 시도 때도 없이, 자주 나타났다.
걱정도 불안도 두려움도 많이 질 시기였다.
첫 사회생활을 마주할 나이였고 독립을 경험해야 했다.
인간관계는 비즈니스로 만나는 관계가 대부분이었다.
재는 걸 싫어하는 성격으로 상처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하루종일 사람들의 눈을 마주하며 눈을 뜨고 있다가 밤에 눈을 감으면
많은 생각이 머리를 휘졌고 다닌다.
이리로 쿵.
저리로 쿵.
눈을 다시 뜬다.
그리곤 다시 감는다.
오늘 같이 일했던 사람들의 얼굴들이 스쳐 지나간다. 그러다 훅 한 사람이 생각나다 그 사람이 한 실수가 생각나고 미워진다. 미워지다가 짜증이 나고 과거의 철없던 시절이 그리워진다. 철없던 우리가 기억되고 힘들었는데, 재밌었던 함께했던 시간이 그리워진다. 그렇게 그리움에 빠진다. 더 깊은 생각으로 들어갔다. 현재에서 과거로 더 깊이 있던 생각의 꼬리를 잡았다. 그렇게 그때의 추억을 회상하였다. 다시 저 때의 추억을 그리워한다. 그 사람을 보고 싶어 했다가 '만약에 그랬다면...' 가상을 생각하며 행복에 빠진다.
잠시만
"내일 뭐 해야하지..? 일정이 어떻게 되지?"
그렇게 추억은 내일의 걱정으로 옮겨간다.
생각은 더 깊이 있던 생각을 잡는다.
그러다 잠깐 생각을 잃었다 싶을 때쯤 아침이 된다.
생각은 무섭고도 영리하다.
아니다 교활하다고 해야하나.
알다가도 모를 내 생각들이 오늘 밤도 나를 불면증에 밀어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