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긍정적 에너지 발견
중년의 긍정적 에너지 발견
중년을 흔히 인생의 가을, 인생의 후반전, 인생의 오후, 인생의 중간 등에 비유한다. 이 시기를 잘 보내야 남은 노년을 더 잘 보낼 수가 있다. 이제까지의 삶을 돌이켜보면 잘살아 보기 위해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돌이켜보면 후회되는 일도 있었고, 반면 보람 되었던 일, 즐거웠던 일도 있었다. 이런 과거의 삶을 잘 통합하여 앞으로 어떻게 사는 것이 의미 있게 사는 것인지 고민하며 실천하는 시기가 중년이다.
나는 중년을 인생의 황금기라고 표현하고 싶다. 피부는 젊을 때같이 팽팽하지 않고, 얼굴에 주름살도 늘어나고, 잡티도 생기고, 배도 불룩 나와서 옷을 입으면 태가 나지 않지만, 마음만은 청춘이다. 그동안 외면했으나 지금 하고 싶은 것을 찾아보고 실천하기 좋은 시기다. 그동안은 아내로, 엄마로, 며느리 역할과 사회에서 역할에 충실했다면 중년에는 내가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고 실행해보자. 나도 젊었을 때 하지 못한 심리상담공부를 중년에 시작하여 지금은 전문 상담사로 활동하면서 마음이 힘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일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수입이 있으니 더 좋다. 내가 행복하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너그럽게 대하게된다. 경제적으로 수입이 있으니 다른 사람에게 마음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물질도 함께 표현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서 좋다.
그뿐만 아니라 글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중 평생교육원에서 글쓰기도 힐링이다 강좌를 보고 신청하게 되었다. 혼자서는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 몰라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글쓰기 선생님께서 무리하게 요구하지 않으면서 용기를 주셨다. 잘 쓴 글을 보여주시기도 하고, 먼저 수강한 수강생들의 글을 보여줄 때 ‘저렇게 진솔하게 글을 쓰는 거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머리로는 이해가 되었지만, 막상 글을 쓰다 보면 잘 써지지 않았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좋은 글을 많이 읽고 많이 써봐야 잘 쓰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글을 쓰면서 무엇보다 자신의 아픈 과거나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드러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했다. 나의 글을 공개하는것이 부끄럽기도 하였지만 글 쓰는 과정이 나의 삶을 돌아보게 하였다. 지난 삶들은 오늘의 나를 성장시켜준 원동력이 되었음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래서 글쓰기는 나를 알아가고 나를 회복시키며 성장시키도록 하며 나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견하게 하는 도구라는 것을 알았다.
나 혼자서는 지속하지 못했을 취미생활 즉 운동, 여행, 인문학 강좌 등을 퇴직한 남편과 함께 경험하면서 공유했을 때 즐거움이 배가 되는 것을 알았다. 부부가 함께 공유하면서 지난날 서로 맞지 않아 갈등했던 원인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젊었을 때 자존심 때문에 표현하지 못한 감정과 원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게 되면서 남편으로부터 이해를 받게 되니 더 억울한 감정 때문에 분노하지 않게 되었다. 이후에 갈등이 있어도 더 빨리 해결하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단점만 보이던 남편의 장점도 보이기 시작하면서 나의 단점도 인정하게 되었다.
함께 하는 과정에서 부부는 서로가 수용 격려 사랑해야 할 대상이지 비난하고 비난받아야 할 대상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나의 마음을 잘 다스려야 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나의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먼저 나를 용서하고 사랑해야 한다. 나를 사랑하지 못하면 배우자를 사랑할 수 없다. 성경에도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막 12:31, 마 22:39, 녹 10:27)라고 했다. 나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나를 사랑하는 것은 어려웠다.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고 싶은 욕구는 있지만 자기가 자기를 사랑하는 것은 더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중년은 이웃과 남편과 화해하고 자신과 화해하는 시기다. 이때 화해를 통해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힘들다. 나를 사랑하려면 나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견해서 잘 사용해야 한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버려야 할 것, 잊어야 할 것, 포기해야 할 것들을 가지치기해야 한다. 가졌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변화에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하면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 인생 후반전은 누구 탓하기보다 자신을 격려하고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 나중에 살 빠지면 입으려고 걸어둔 옷이나 비싸지만 입지 않는 옷 때문에 옷장이 복잡하여 지금 당장 입어야 할 옷을 고르는 데 어려움이 있을 때가 있다. 그러나 정리하고 나면 지금 입을 수 있는 옷을 쉽게 골라 입을 수 있다. 그동안 필요 이상으로 많은 것을 소유하여서 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움이 있었음을 알게 된 후 잘 버리는 것이 잘사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중년에는 자기 안에 있는 억압된 감정을 알아차리고 표현해야 다른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 탓을 하지 않게 된다.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할 것으로 생각한 남편도 내가 표현하지 않으면 모른다. 그래서 묻어두었던 부정적인 감정을 두고두고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표현하여 이해받으면 더 이야기하지 않아야 관계가 회복된다. 다른 사람의 평가를 너무 의식하다 보면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나 자기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제는 다른 사람을 탓하기보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면 의외로 마음이 홀가분하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 안에 있는 작은 감정이라도 알아차리고 내가 반응할 때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그 자부심은 결국 나에게 많은 에너지를 선사한다. 그러나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무시하고 억눌려 놓으면 질병에 걸리거나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물론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대처방법이 달라야 하겠지만 긍정적인 에너지를 용기 있게 실행하기 바란다. 긍정적인 에너지는 자신감을 느끼게 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사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머뭇거리지 말고 자신 안에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견하여 마음껏 발휘해보자.
나에게 긍정적인 에너지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중년의 나이답지 않게 즐겁게 활동하고 있는 자신을 보고 알았다. 에너지가 많다는 것은 결국 내가 좋아하는 일을 열정적으로 즐겁게 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인생 후반전은 내 안에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잘 활용하여 남은 인생을 마음껏 누리며 살아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