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4권 2장-1)

혼돈 속에 피어난 질서

by 또 래 호태

혼돈 위에 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해


대한민국에서 참된 교육을 고민한다는 것은, 교육의 목표를 다시 묻는 일이다. 학교는 아이를 오래 붙잡아 두는 곳이 아니라, 학교가 없어도 무너지지 않는 사람을 만들어 떠나보내는 곳이어야 한다. 배움은 지식을 쌓는 일이 아니라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일이고, 익힘은 성적이 아니라 판단과 책임, 그리고 관계를 감당하는 힘을 기르는 과정이다.


그러나 교육은 어느 순간부터 역할이 흩어졌다. 학교는 가르친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통과 요령을 훈련시켰고, 가정은 묻는 힘을 잃은 채 결과만 확인했다. 아이는 자신의 삶을 설명하지 않는 법을 먼저 배웠다. 교사는 아이를 바라보기보다 제도를 대신 설명하는 사람이 되었고, 학교는 익힘의 공간이 아니라 탈락을 미루는 연습장이 되었다.


이 구조 속에서 아이들은 속도를 먼저 배웠다. 왜 멈춰야 하는지는 배우지 못한 채, 뒤처지지 않는 법만 익혔다. ‘빨리빨리’는 성격이 아니라 생존의 기억이었고, 교육은 그 기억을 다음 세대에게 반복해 전해 왔다. 그 결과 교육은 아이를 보호하는 장치가 아니라, 버텨내는 기술을 가르치는 제도가 되었다.


그리고 그 위에 코로나가 덮쳤다. 교실이 멈추자, 우리가 미뤄 두었던 공백이 한꺼번에 드러났다. 수업은 이어졌지만 기준은 사라졌고, 관계는 끊겼으며, 아이들은 혼자 남겨졌다. 혼돈 속에서 질서를 다시 세워야 했던 이유는 분명했다. 늦어지는 시간만큼 아이들은 더 오래 방치되었고, 방치되는 시간만큼 더 위험해졌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교육은 다시 질문을 받기 시작한다. *혼돈 속에서도 아이를 붙들 수 있는 교실은 무엇인가. 그리고 질서를 다시 세우는 학교는 어떻게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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