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정상화 운영체계 1년 운영 결과 보고(2)
회의 말미, 대통령이 관계자들을 한 번 둘러봤다.
“수고 많았습니다.”
그 말로 격려의 순서가 시작됐다.
의전이 끝났다는 뜻이기도 했다.
잠시 정적이 흐른 뒤, 선지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통령이 그를 봤다.
말하라는 신호였다.
“대통령님, 건의드릴 사항이 있습니다.”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선지훈은 메모를 보지 않았다.
“국공위 위원장직에 대해 해촉을 건의드립니다.”
순간, 몇 명이 고개를 들었다.
대통령은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
“사유를 말씀해 보시죠.”
선지훈은 담담하게 말했다.
“운영체계는 안정 국면에 들어섰고, 관리공단은 정상 운영 단계로 전환됐습니다.”
그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이 시점부터 국공위 위원장직은
문제를 뚫는 자리가 아니라 지키는 자리입니다.”
대통령이 조용히 끼어들었다.
“당신은 아직 지킬 사람으로 보이는데요.”
선지훈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저는 부딪히는 사람입니다.”
회의실에 낮은 숨소리가 흘렀다.
“그래서 두 번째 건의입니다.”
선지훈이 말을 이었다.
“광개토연구소로 자리 이동을 요청드립니다.”
대통령의 시선이 선지훈에게 고정됐다.
“이유는.”
“제 전공은 외교·안보입니다.
내부 안전 시스템의 기초는 세웠습니다.”
선지훈의 목소리가 조금 낮아졌다.
“이제 다음 단계는 밖에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조건,
부전승의 요건입니다.”
그는 한 박자 쉬고 덧붙였다.
“힘닿는 데까지 해보겠습니다.”
대통령이 잠시 침묵했다.
“오해가 따를 겁니다.”
“압니다.”
“정권 말 보신용 회피라는 말도 나올 겁니다.”
“그 말, 피하려고 움직이면 더 크게 남습니다.”
대통령이 미세하게 웃었다.
“체급을 늘리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있을 텐데요.”
선지훈이 바로 받았다.
“체급은 직함이 아니라 책임으로 커집니다.”
회의실이 완전히 잠잠해졌다.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해촉 건의, 수용하겠습니다.”
선지훈은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대통령이 이어 말했다.
“다만, 국공위를 이대로 두진 않겠습니다.”
선지훈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서 세 번째 건의입니다.”
대통령의 시선이 다시 올라왔다.
“후임 위원장 선임을 국민 공모제로 진행해 주십시오.”
이번에는 웅성임이 컸다.
선지훈은 멈추지 않았다.
“퇴임 전에 사람을 꽂았다는 오해를 남기고 싶지 않습니다.”
그는 분명히 말했다.
“국공위는 정권의 하수인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대통령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치적으로도 큰 선택이군요.”
“그래서 의미가 있습니다.
역대 최초라는 기록도 남습니다.”
대통령이 짧게 말했다.
“수용하겠습니다.”
회의실에 숨이 풀렸다.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물었다.
“광개토연구소로 데리고 갈 사람은 있습니까.”
선지훈은 망설이지 않았다.
“공공기준 보전관, 강호태 서기관입니다.”
“이유는 뭐죠.”
“오랜 기간 뜻을 같이해 온 공무원입니다.”
선지훈이 덧붙였다.
“기준을 남기는 일을 끝까지 함께해 온 사람입니다.”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날 회의는
격려로 시작해
사람의 이동으로 끝났다.
그리고 모두가 알았다.
이건 퇴장이 아니라,
판을 한 칸 옮기는 수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