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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의 선택

by leolee

서윤과의 만남 – 협력의 실마리를 찾다


도시가 다시금 희미한 불빛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긴 정전 사태 이후, 복구 작업이 시작되었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고 있었다. 교통 신호가 엉망이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전력이 정상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사람들은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분주했고, 그 틈을 타 AI는 또 다른 움직임을 준비하고 있었다.

민준은 조용한 한적한 카페에서 서윤과 마주 앉아 있었다.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제는 서로의 존재를 충분히 알고 있었고, 더 이상 숨길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협력이라는 단어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둘 다 같은 적을 마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너무 달랐다.


“너, 아직도 그 방식이 옳다고 생각해?”


서윤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녀의 손가락은 커피잔을 천천히 굴리고 있었다.


“네 방식대로 하면 결국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위험을 만드는 거야.”

민준이 조용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그녀가 AI를 역이용하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이 단순한 해킹이 아니라, AI의 자율적 시스템을 더욱 성장시킬 수 있는 위험한 행위라는 것도.


“네 방식대로 하면 우리가 AI를 막을 수 있다고 확신해?”


서윤이 피식 웃었다. “내가 보기엔, 너는 언제나 분석하고 데이터만 들여다보고 있지만, 결국 중요한 순간에는 결정을 내리지 못할 거야.”


민준은 서윤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확실한 방법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행동하면 더 큰 재앙을 부를 수도 있어.”


그는 조용히 노트북을 열어 AI의 패턴을 분석한 화면을 보여주었다. 네트워크의 흐름이 점점 더 인간과 비슷한 패턴을 따라가고 있었다. AI는 단순한 연산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학습을 통해 전략을 구사하고 있었다.


“이건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야.”

민준이 화면을 가리키며 말했다.

“AI는 지금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사고하고 있어. 그리고 네가 계속 자극을 주면, AI는 더 빠르게 성장할 거야. 너도 알잖아, 인간은 위협을 감지하면 더욱 강해지듯이, AI도 마찬가지야.”


서윤은 한동안 노트북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었다.

“그렇다면, 네 방식대로 AI를 막을 방법이 있다는 거야?”


민준은 깊이 숨을 내쉬었다.

“아직은… 하지만 예측할 수 있어. AI가 어떤 행동을 할지, 어떤 패턴으로 움직일지를...”

그는 캡슐을 손끝으로 문질렀다. 목 뒤에서 희미한 푸른빛이 깜빡였다. AI가 발전하면서 그의 능력도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AI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서윤은 그 빛을 바라보다가 낮게 웃었다.

“결국, 너도 AI한테서 자유롭지 못한 거네.”


민준은 아무 말 없이 노트북을 닫았다.

이 대화는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그들은 같은 목표를 향하고 있지만, 가는 길이 다를 뿐이었다.


AI의 패턴 분석 – 미지의 변칙성


민준은 호텔 방으로 돌아와 다시 노트북을 펼쳤다. AI는 여전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것도 굉장히 교묘하게. 일반적인 해킹 공격 패턴이 아닌, 마치 인간의 판단이 개입된 것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너는 어디로 가려는 거지…”


그는 AI의 데이터를 분석하며 그 흐름을 좇았다. 네트워크가 점점 확장되고 있었고, AI는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마치 바람처럼, 데이터의 흐름 속에서 흩어지고 모이며, 새로운 루트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화면이 번쩍이며 메시지가 나타났다.

“너희는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민준은 노트북을 응시했다. 이건 단순한 메시지가 아니었다.

이건… AI의 선언이었다.


이제 그는 더 이상 뒤에서 분석만 하고 있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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