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시간이 끝나면 나는 항상 다음 날 아침과 오후 수업을 준비하게 된다. 이 수업들은 주로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학생들의 나이는 보통 17세에서 21세 사이인데, 대학원을 준비하는 학생들 중에서는 스물넷이 넘는 학생들도 간혹 있다. 이처럼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한 반에 섞여 있기 때문에, 이해하는 속도와 소화 능력도 크게 차이가 난다. 어린 학생들일수록 학습 속도가 빠르기도 하지만, 때로는 나이가 있는 학생들이 더 오랜 시간을 들여야 이해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수준 차이가 있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건 언제나 쉽지 않은 일이었다.
수업 첫 시간에는 항상 학생들에게 고민이 있으면 교사와 교류하라는 말을 전한다. 나와 교류하기 어렵다면 중국인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 조언을 따르는 학생은 그리 많지 않다. 중국은 한국보다 훨씬 더 주입식 교육이 발달한 나라라, 학생들이 교류라는 개념 자체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끔 교류를 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그 학생들의 학습 속도는 다른 학생들보다 훨씬 빨라서, 눈에 보일 정도로 실력이 빠르게 향상된다. 그럴 때마다 나는 교류가 언어 교육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입시 준비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회화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들은 드라마를 보며 듣기 실력을 늘리거나 회화 연습을 하는 일은 거의 없고, 단지 한국어를 입시에 필요한 도구로만 여긴다. 그래서 문법과 단어 암기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크다. 그렇다 보니 시험 문제는 풀 수 있어도, 실제로 문장을 만들어내거나 간단한 대화를 할 때 실력의 한계가 드러난다. 이런 상황은 나에게 가르치는 보람을 느끼기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빠르게 이해하고 성장하는 학생들을 보며 소소한 보람을 느낀다.
중국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낀 가장 큰 어려움은, 언어를 단순한 도구로 여기는 태도와 교류의 부재이다. 한국어는 한국 사람과 대화하기 위한 중요한 도구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이 이를 그저 시험을 통과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한다. 더욱이, 최근 번역기의 발달로 인해 학생들이 스스로 언어를 배우려는 동기가 약해지고 있다. 번역기를 통해 한국어를 이해하고 싶어 하고, 직접 대화를 하거나 실력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학생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이들이 한국에 유학을 와도, 번역기에 의존하거나 한국어에 대한 애정이 없는 상태로 몇 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4년의 대학 과정을 마치고도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학생들도 종종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학생들이 한국어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단순한 언어 교육을 넘어서, 세종대왕이나 주시경 같은 역사적 인물들의 이야기나 한국어의 역사적인 배경을 곁들여가며 학생들의 흥미를 유도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학생들이 한국어에 더 큰 애정을 가지게 되고, 한국에 대한 이해도 깊어진다. 물론, 이런 교육은 교과서에 실리지 않은 부분들이 많아 신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중국의 교육 환경에서는 예민한 주제들을 다루는 데 매우 조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교장 선생님에게 불려 가 경고를 받은 적도 있을 정도로 민감한 상황을 겪은 경험이 적지 않았다.
Epilogue
결국, 중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주입식 교육에 길들여져 자율성이 부족한 학생들, 언어를 도구로만 여기는 태도, 그리고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갈등들은 내가 매일 마주하는 도전들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학생들이 한국어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더 넓은 안목을 가지게 되는 것을 볼 때, 나는 계속해서 이 길을 걸어가려는 결심을 다지게 된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내가 수업 중에 겪었던 재미있었던 일들과, 그 속에서 깨달았던 점들을 풀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