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농부들은 비닐하우스를 보수하고, 그 안에 씨를 뿌려 식물의 싹이 나와 자라게 한다. 식물은 일정 온도가 되어야 씨가 움트고, 엽록소에서 광합성이 이루어져서 성장한다. 비닐하우스 내부가 바깥공기보다 더 따뜻한 이유는 햇빛이 비닐을 통하여 안으로 들어올 수는 있지만, 내부에서 방출하는 적외선 복사는 비닐을 통하여 빠져나갈 수 없어서 온실 내부에 열로 축적되기 때문이다. 한겨울에는 외부의 온도가 너무 낮아 온실에서 생기는 열보다 외기로 확산되어 빠져나가는 열이 많아서 온실의 효과는 미미하다. 겨울에 온실에서 특용작물을 재배하는 사람은 모자라는 열을 보충하기 위해서 별도의 돈을 들여 전기나 경유로 난방을 한다.
지구가 가열되는 데에는 유사한 온실효과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평균적으로 지표면과 대기에서 우주로 방출되는 총에너지는 지표면과 대기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총에너지와 같다. 즉 에너지보존법칙이 대략 성립한다. 태양으로부터 지구로 들어오는 복사 에너지를 100%라고 할 때, 그중에서 약 절반인 51%는 땅과 바다에서 흡수되고, 30% 정도는 대기와 지표면에서 반사되어 나가고, 약 19%가 대기 중에 흡수된다고 한다. 땅과 바다에 흡수된 51%의 에너지 중에서 전체의 45%는 대기로 방출되고, 6%는 대기를 통과하여 지구 밖으로 나간다. 종국적으로 태양에서 받은 에너지의 30%는 바로 대기와 지표면에서 반사되어 나가고, 64%는 대기로 들어왔다가 우주로 나가고, 6%는 땅과 바다에 흡수되었다가 대기를 통과하여 지구 밖으로 나간다. 지구 밖에 있는 우주선에서 찍은 지구의 색깔은 청색이라고 한다. 이는 우리 눈에 보이는 하늘과 바다의 색깔과 유사하다. 지구는 자체적으로 발광하지 않고 태양에서 받는 에너지를 반사하는데 대략 청색이 갖는 에너지에 해당하는 복사선을 우주에 내보낸다고 생각된다.
요즘 사람들이 지구온난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러면 도대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CO2)와 수증기(H2O) 등의 분자들은 어떻게 지구의 온도를 올린다는 말인가? 이산화탄소는 탄소 원자 하나에 두 개의 산소 원자가 붙어 있다. 이산화탄소 분자가 적외선 광자로부터 에너지를 받으면 들뜨게 된다. 이산화탄소 분자는 받은 에너지를 자신을 이루고 있는 원자들이 자기 자리에서 진동하는 데에 사용한다. 탄소 원자와 수소 원자 사이에는 마치 용수철로 이어져 있다고 보면 된다. 받은 에너지는 용수철을 출렁이게 하는 데 사용된다. 적당하게 들뜬 분자는 용수철처럼 단순한 진동을 한다. 물리학적으로 수식을 처리하면, 분자들에 허용된 에너지 준위는 일정한 간격을 갖고 주파(진동)수 차이가 +1이거나 –1인 에너지 준위 간에만 전이가 일어난다.
이산화탄소(CO2) 분자에서 O 원자는 음으로 C 원자는 양으로 대전(帶電)되어 있다. 분자 내의 각 원자는 진동하게 되는데 진동하는 방향에 따라 다양한 진동모드(vibrational mode)가 존재한다. 어떤 특정한 진동모드에서 분자는 전자 분포가 바뀌며 적절한 에너지의 광자를 흡수한다. 그 적절한 크기의 에너지를 바로 적외선 광자가 가지고 있다. 이렇게 적외선으로부터 에너지를 흡수하여 들뜨게 된 이산화탄소 분자는 곧 바닥상태로 떨어지는데 이때는 에너지가 열의 형태로 방출된다. 대기 중에 열이 축적되면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게 된다. 최근에 과도한 화석 연료의 사용으로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 분자가 증가하여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H2O(물)와 CH4(메탄) 같은 분자들도 온실효과에 일부 기여(寄與)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질소(N2)나 산소(O2) 가스는 소속 원자들이 진동할 때 분자의 전자 분포가 변하지 않아서 적외선을 흡수하지 못하므로 온실효과에 전혀 기여하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탄소 원자가 이산화탄소 형태로 있으면 공기 중에 기체 상태로 존재한다. 식물은 태양에서 공급되는 에너지를 이용하여 기체 상태의 이산화탄소를 액체 상태인 물과 반응시켜 탄수화물 형태의 고체 상태로 만든다. 이것이 이른바 광합성 과정이다. 결국 태양의 에너지가 탄수화물 속에 잠재해 있는 셈이다. 지구상의 동물은 이 탄수화물을 섭취하고 공기 중의 산소를 몸 안에 흡수하여 반응시켜 에너지를 활용하고 이산화탄소와 물을 생성하여 몸 밖으로 내보낸다. 이러한 식물과 동물의 생명 현상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며 지구가 장시간 유지되어 올 수 있었다. 동물이 흡수하지 못한 광합성 생성물은 땅속에 석탄이나 석유 형태로 묻혀 있었다. 그러나 약 200여 년 전에 땅속에 있던 화석 연료를 태워 에너지를 얻는 기술을 터득함으로써 우리 인류의 문명이 한 단계 상승하게 되었다. 이것이 이른바 산업혁명이다. 그렇지만 오늘날 공장, 자동차, 발전소 등에서 내어 뿜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과도해지면서 온실효과에 의해 지구 온도가 상승하는 지구온난화 현상을 겪게 되었다.
요즘 매스컴에서 탄소중립(炭素中立, carbon neutral)이라는 말을 자주 접한다. 이는 대기 중으로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양을 상쇄할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움으로써 이산화탄소 총량을 ‘0(zero)’ 즉 중립 상태로 만들자는 뜻이다.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의 원인이 산업화로 연소 반응이 많이 일어나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량이 늘어났다고 보는 학설에 기인한다. 탄소중립을 실행하는 방안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상응하는 만큼의 숲을 조성하여 대기에 산소를 공급하는 방법,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하는 방법,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상응하는 탄소배출권(certified emission reductions)을 구매하는 방법 등이 있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의 국토녹화사업과 경제개발로 산에 나무가 늘어났지만, 자동차와 공장 숫자의 증가로 화석 연료의 사용이 늘어나서 탄소중립을 실천할 방안을 수립해야 하는 의무를 지구와 차세대에 지고 있다.
이산화탄소 등을 배출할 수 있는 권리인 탄소배출권이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돈으로 환산하여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탄소배출권을 판매하고 얻은 재원은 삼림을 조성하는 등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늘리는 데에 사용된다. 각 나라에서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탄소중립 운동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으나, 미국과 중국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국가에서는 자국 산업에의 영향을 고려하여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교토의정서 가입국들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연도별로 5% 정도 감축하기로 했으며, 이를 이행하지 못하는 국가나 기업은 탄소배출권을 외부에서 사야 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기업은 에너지 절감 등 기술개발로 배출량 자체를 줄이거나 배출량이 적어 여유분의 배출권을 소유하고 있는 기업으로부터 그 권리를 사서 해결해야 한다. 한편 탄소배출권 판매로 얻어진 재원은 탄소를 감축하려는 다양한 신기술 개발로 이어지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을 들 수 있다. 이는 화석 연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배출하기 전에 추출한 후 압력을 가해 액체 상태로 만들어 저장하는 기술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