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 산화∙환원과 이온화 경향

by 포레스트 강

몇 가지 원소와 산소와의 반응 현상을 대표적으로 몇 개 열거해 보고자 한다.

① 2 H2(g) + O2(g) = 2 H2O(l)

② C(s) + O2(g) = CO2(g)

③ 2 Mg(s) + O2(g) = 2 MgO(s)

④ 4 Fe(s) + 3 O2(g) = 2 Fe2 O3(s)

위에서 ①번 반응은 기체인 수소 분자가 기체인 산소 분자와 반응하여 액체인 물이 되는 과정을 화학식으로 표시한 것이다. ②번에 예로 든 화학반응식은 고체인 탄소 원자가 기체인 산소 분자와 반응하여 기체인 이산화탄소가 형성되는 과정으로 일반적으로 연소(燃燒, combustion) 현상이라고 말한다. ③번과 ④번은 각각 고체인 마그네슘 원자와 철 원자가 산소 원자를 만나 산화물이 되는 과정을 나타낸 것이다. 철이 대기 중의 산소 분자를 만나면 표면이 녹슬었다고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금속 원자가 산소를 만나면 산화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①번에서 표현한 반응 현상을 수소가 산화되었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②번 반응에서 탄소가 산화되었다고 일컫지는 않는다. 그러나 위에 열거한 현상들은 넓은 의미에서 모두 산화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

본래 산화반응(oxidation reaction)은 금속이 산소와 결합하여(oxidize), 산화물(oxide)이 되는 반응을 의미하고, 환원 반응(reduction reaction)은 산화물에서 산소가 빠져나가 원래 금속 상태로 되돌아간다(reduce)는 의미였다. 이 반응과정에 전자가 관여된다는 것이 밝혀진 뒤, 그 의미가 확장되어 화학반응에서 전자를 얻는 반응을 산화반응, 반대로 전자를 잃는 반응을 환원 반응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결국 산화반응이란 어떤 물질이 전자를 잃어버리는 반응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금속인 철(Fe) 원자가 전자 2개를 잃어버리면 Fe2+ 이온으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반대로 Fe2+ 이온이 전자 2개를 받아서 Fe 원자로 변하는 반응을 환원 반응이라 부른다. 위 네 개의 화학반응에서 정반응은 산화반응, 역반응은 환원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산화∙환원 과정을 산화수(oxidation number)의 변화로 표현할 수 있다. 산화수는 앞 절에서 언급한 원자가(valence)와 같은 말이다. Fe 원자는 산화수가 0이며, Fe2+ 이온이 되면 이온의 전하를 나타내는 +2가 산화수가 된다. Fe가 Fe2+로 되는 반응은 산화수가 0에서 2로 증가하는 것인데 산화반응이라 하고, Fe2+가 Fe로 되는 반응은 산화수가 2에서 0으로 감소(reduce)하는 것으로 환원 반응이라 부른다. 이러한 산화∙환원 반응 과정에서 주목할 것은 전자이다. 어느 한쪽 원자에서 전자를 잃게 되면 반드시 다른 원자에서 그 전자를 받아들여야 한다. 전자를 생성하는 반응을 산화반응이라 하고, 전자를 받아들이는 반응을 환원 반응이라 하며 이 두 반응은 반드시 동시에 발생한다. 산화가 되기 쉬운 반응종과 환원이 일어나기 쉬운 반응종이 접촉하게 되면 산화가 되기 쉬운 반응종에서 산화반응이 발생하여 전자를 내어주게 되고, 환원이 일어나기 쉬운 반응종은 환원 반응이 발생하여 전자를 받아들이게 된다.

각 원자가 산화 또는 환원되려는 경향은 각 원자의 고유한 성질이며 원자 상호 간에 상대적인 경향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산화환원 반응이 쉽게 발생하는 물질은 금속 물질로 금속 원자가 전자를 잃어버리면서 산화되어 금속 이온이 되고, 금속 이온이 전자를 받아들이면서 환원되어 금속 원자로 바뀌는 반응이 발생한다. 여러 금속은 그 종류에 따라 이온화되려는 정도의 차이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금속의 이온화 경향이라고 한다. 그 경향성은 K, Ca, Na, Mg, Al, Zn, Fe, Ni, Sn, Pb, H, Cu, Hg, Ag, Pt, Au의 순서이다. 금속의 이온화 경향은 일반적으로 주기율표에서 1족인 알칼리 금속(alkali metal)과 2족인 알칼리토금속(alkali earth metal)이 높고, 전이원소인 귀금속(novel metal)이 낮다. 이온화 경향이 높을수록 이온으로 쉽게 변하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반대로 이온화 경향이 낮은 금속은 쉽게 이온화되기 어렵고 고체 금속 상태로 존재하려는 경향이 크다.

현재 실용되고 있는 전지는 대부분 산화∙환원 반응을 이용한 것이다. 어떤 전해질 용액에 산화∙환원 전위가 다른 두 개의 산화∙환원 계가 있을 때 두 전극 간에는 전위차가 생기고, 이 전위차에 의해 전지가 형성된다. 일반적으로 이들 전지는 수용액 상태의 전해질 용액에서 일어나는 전기화학적 반응을 이용하여 고안되었다. 전지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전기화학적 지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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