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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6. 표준 환원 전위

by 포레스트 강

두 금속의 산화∙환원의 경향성을 이온화 경향으로 해석하게 되면, 금속의 이온화 반응에 대해서만 산화∙환원을 논할 수 있는 한계점이 있다. 또한 상대적인 순서만을 알 수 있을 뿐, 각각의 산화환원 쌍(redox pair)의 열역학적인 데이터를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이온화 경향이 아닌 반응 전위(reaction potential)로 산화∙환원의 경향성을 표현한다. 각각의 산화 또는 환원 반응의 절대적인 전위는 알 수 없고, 하나의 반응에 대한 전위차 또는 전압으로 표현하고 있다.


여기에서 기준이 되는 반응으로 수소(H2) 가스의 환원 반응을 사용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표준 환원 전위(standard reduction potential)이다. 물에서 수소 이온이 환원되는 반응과의 전위 차이를 전압으로 표시하는 값으로 그 값이 양의 방향으로 클수록 환원 반응이 자발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이같이 표준 환원 전위는 표준 수소전극과 환원이 일어나는 반쪽 전지를 결합하여 만든 전지에서 전위의 차이를 측정하여 나타낸다. 이의 모식도를 위그림에 나타내었다. 산화∙환원의 경향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수소의 환원 전위를 기준으로 상대적인 환원 경향을 측정한다. 이때의 화학반응을 통상적으로 반쪽반응(half reactions)이라고 말하는데, 대표적인 환원 반응의 표준 환원 전위 값을 반쪽반응식과 함께 다음 표에 나타내었다.

표준환원전위.png

이 표에서 수소 이온이 환원되어 수소 가스가 되는 반응이 기준이다. 이때 수소의 표준 환원 전위는 0(영, zero) V이다. 금(Au)의 경우는 이온화 경향이 매우 낮은 금속으로 표준 환원 전위는 1.68V로 높은 값이다. 표준 환원 전위가 가장 낮은 금속은 리튬으로 -3.04V이다. 이는 리튬 이온(Li+)을 금속 리튬(Li)으로 환원시키기가 가장 어려운 금속이라는 의미이다. 결국 리튬(lithium) 원소가 금, 은, 구리 같은 귀금속보다 표준 환원 전위가 높아 좋은 전지 소재라고 알려지게 되었다.


앞선 절에서 설명한 Cu와 Zn으로 구성된 전기화학 셀을 기준으로 보게 되면, Zn2+의 표준 환원 전위는 -0.763V이고, Cu2+의 표준 환원 전위는 +0.340V이다. 표준 환원 전위가 더 높은 값인 Cu가 환원이 쉽게 발생하며 Zn의 경우는 산화가 쉽게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반응은 자발적으로 Cu가 환원되고, Zn이 산화되는 반응이 발생하게 될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 반응을 각각 전위로 표현하게 되면 아래와 같다.


<반쪽반응>

Zn2+ + 2e- → Zn Eo = -0.763 V

Cu2+ + 2e- → Cu Eo = +0.340 V


각각의 표준 환원 전위는 환원 반응을 기준으로 설정되어 있으므로, Cu2+의 환원 반응은 그대로 적용하고, Zn은 산화되므로 Zn2+의 환원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역반응이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 역반응을 표현하여야 한다. 따라서 총괄 산화∙환원 반응에서 발생하는 전압은 +0.340V와 -0.763V의 차이 값인 +1.103V가 된다. 반응의 전압값이 양(+)이 되는 것은 이 반응이 자발적으로 발생함을 의미한다.


<총괄반응>

Zn + Cu2+ → Zn2+ + Cu Eo = +1.103 V


이 아연(Zn)과 구리(Cu)의 산화∙환원 쌍이 바로 현대적인 형태의 배터리의 원형인 볼타전지(Voltaic cell)이다. 이탈리아의 볼타(Alessandro Volta, 1745~1827)가 1799년에 구리와 아연판을 적층 하고, 그 사이에 소금물을 적신 모피 디스크를 끼워 넣어 전지를 최초로 발명하였다. 물론 이때 여러 가지 금속판이 시도되었다.


총괄반응의 전압값이 양의 값을 지니는 경우는 자발적인 반응을 나타내며 이와 같은 전기화학 셀을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갈바니 전지(Galvanic cell)라 한다. 갈바니 전지는 자발적으로 발생하는 수많은 전기화학 시스템이 포함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건전지, 알칼리 전지, 수은 전지 등이 있고, 또한 자연계에서 부식(corrosion) 반응과 연료전지(fuel cell) 등이 대표적이다.


반대로 총괄반응의 전압이 음이 되는 반응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 반응을 의미하는데, 이 경우에는 외부에서 따로 에너지를 가하여 주지 않으면 반응이 진행될 수 없다. 이 경우에 음의 전압 이상으로 외부에서 전압을 인가하면, 이러한 반응도 일어날 수 있게 되는데 이를 전해 전지(electrolytic cell)라 한다. 전기분해 (electrolysis)나 전해도금 (electroplating)과 같은 경우에는 자발적으로는 진행되지 않으나 외부 전원을 이용하여 전기화학적으로 물의 전기분해처럼 물질을 합성하거나 도금 등 표면처리 등에 사용되고 있다. 수산화나트륨(NaOH)의 생산이나 알루미늄, 리튬 등의 이온화 경향이 높은 금속의 제조 등에 사용되고 있는 것이 전해 전지이다.


갈바니 전지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양극에서는 환원 반응이 발생하고, 음극에서는 산화반응이 발생하지만, 전해 전지에서는 자발적으로 발생되지 않는 비자발적인 반응을 외부의 에너지를 이용하여 발생시키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정반대로 반응이 발생하게 되므로, 전해 전지에서는 양극에서 산화반응이 일어나고 음극에서는 환원 반응이 일어난다. 따라서 갈바니 전지에서는 양극이 캐소드가 되고 음극이 애노드가 되지만, 전해 전지에서는 양극이 애노드가 되고 음극이 캐소드가 되는 형태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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