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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돌 물 길

E0. 들어가는 글

by 포레스트 강

필자는 지금부터 10여 년 전인 2013년 여름에 이집트, 요르단, 이스라엘을 잇는 이른바 성지순례를 다녀왔다. 신학교에서 주관하는 행사여서 신학생들과 교계 인사들이 동행하였다. 여행하면서 이번 여행을 몇 마디로 정리하면 무엇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었는데 ‘돌•물•길’이란 말들이 생각났다. 성지순례 과정에서 가 보는 곳이 점점 늘어날수록 이 말이 적당하다고 생각되었다. 세 단어 모두 한 자로 이루어진 ‘ㄹ’ 받침으로 끝나는 순우리말이고, 기독교적인 뜻을 함축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현직에 있을 때는 글로써 종합적으로 정리할 시간이 적절하지 않았는지, 글로 쓸 엄두를 내지 못하고 머릿속에 정리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세월이 흘러 나이를 먹고 정년퇴직하게 되었다. 그 뒤 백수로 놀다가 우연한 기회에 글을 쓰게 되고, 독립출판사를 설립하고, 책을 출간하기에 이르렀다. 다섯 번째 책을 출판하기 위하여 이 글을 쓰다가 80% 정도 써놓은 파일을 모두 날려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기억에 의존하여 글을 다시 썼다.


이번 여정을 날짜별로 지도에 표시하면 위와 같다.


인천공항에서 출국하여 일본 오사카에 가서 이집트 항공기를 타고 중동으로 날아갔다. 비행기가 카이로에 도착하자마자 이집트 국내 항공기로 바꿔 타고 바로 룩소르로 이동하였다. 성지순례 제1일은 룩소르에서 카르나크 신전과 룩소르 신전을 구경하고, 나일강 건너편에 있는 ‘왕가의 계곡’에 가서 고대 이집트 왕의 바위 속 무덤을 둘러보았다. 두 번째 날에는 카이로로 이동하여 기자 지구에 있는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둘러본 후 카이로 시내의 유적지와 나일강의 유람선을 타 보았다. 제3일에 버스로 카이로를 빠져나와 나일강 삼각주의 남단을 지나서 모세의 출애굽 여정을 생각하며 홍해를 끼고 시나이반도를 남하하였다. 시나이반도의 남쪽 끝을 돌아 시내산에 있는 숙박지에 여장을 풀었다. 다음날인 제4일 미명에 일어나서 시내산을 등정하고 산 정상에서 일출을 보았다. 하산하여 시나이반도의 동쪽 홍해 해안에 있는 유적지를 몇 군데 둘러본 후 에일랏 항에서 이스라엘로 입국함으로써 이집트 방문 일정을 모두 끝냈다.

이스라엘로 입국 절차를 밟을 때는 조금 긴장되었지만, 입국 후에 바로 버스를 타고 요르단 땅인 건너편의 아카바로 넘어가서 호텔에 투숙하였다. 다음날 제5일에는 요르단 땅을 북상하여 페트라와 카락을 거쳐 느보산을 구경하고 수도인 암만에 들어가서 일박하였다. 제6일에 알렌비 다리를 건너 이스라엘에 재입국하여 사해 지역을 관찰하고 여리고 시내에 들어가서 성곽과 우물 등을 구경하였다. 제7일에는 요단강을 따라 북상하여 벧산 등을 거쳐 갈릴리 호수 지역으로 이동하였다. 예수의 주요 사역지인 갈릴리 호수 근처의 촌락을 구경하고 북쪽에 있는 단(Dan)과 가이사랴 빌립보에 가 보았다. 다음날 제8일에 서쪽에 있는 갈릴리 산지로 이동하여, 가나, 나사렛, 므깃도, 갈멜산, 가이사랴 등을 둘러보았다. 그 뒤에 지중해 연안을 따라 남하한 후, 서쪽으로 꺾어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였다. 제9일에는 예루살렘의 유적지를 관람하였는데 성곽 내의 양의 문, 베데스다 연못, 십자가의 길, 골고다 언덕, 통곡의 벽과 성문 밖 기드론 골짜기 건너에 있는 감람산에 올라가 보고 예수의 탄생지인 베들레헴 유적지도 방문하였다, 저녁에 텔아비브로 이동하여 인천공항으로 출발하는 국적기에 탑승하여 귀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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