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실린 무슨 냄새를 맡고 있었어?

펫로스, 늘 너와 함께

by 온규


'차를 타고 집에 와 우리를 만났으니 네가 드라이브를 좋아하는 거라고 믿을래'


강아지도 사람과 똑같이 멀미를 하기도 한다는데 우리 집 아이는 차를 타는 걸 너무 좋아했다.


강아지를 키우는 친구와 이야기를 해보면 차를 태워 정말 잠깐 이동을 해도 차에 토를 하기도 하고 차에 태우면 차에서 뛰어내려 도망가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우리 아이는 차를 태우면 창문을 열어 달라고 우리를 박박 긁고 원하는 대로 창문을 열어주면 창밖에 고개를 내밀고 냄새를 맡으며 바람에 귀가 흔들리는 것도 눈이 시린 것도 모른 채 드라이브를 즐겼기에 친구와 이야기를 하기 전까지는 강아지도 멀미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지냈다.


잠깐 일이 있어 혼자 차를 타고 다녀와야 할 일이 있을 때도 현관문 앞까지 뛰어가 꼬리를 흔들며 항상 쳐다봤다.

"나 잠깐 나갔다가 금방 올 거야, 너 따라가도 차만 탔다 내리지도 못하고 다시 집에 돌아와야 돼"

답답하게 차에 앉아 있다 차에서 혼자 나를 기다리고 바로 집에 돌아와야 된다고 말을 하고 있는데 어째서인지 내 말을 들은 아이는 항상 더 신나 있었다.

내 말을 못 알아 들었지만 자기를 데려갈 거 같은 분위기라 신이 난 건지 아니면 말을 알아듣고 잠깐의 드라이브를 갈 수 있다는 사실이 좋은 건지 아이의 마음을 알 수 없지만 신이 난 표정으로 꼬리를 흔드는 걸 보면 도저히 외면할 수 없어 집 앞을 잠깐 나가도 멀리 나가야 할 때도 나 혼자 나갈 때면 조수석은 항상 아이 자리였다.


1년 12달 중 10달이 털이 빠지는 아이를 태우고 다니면 아무리 자주 실내 세차를 해도 차는 엉망이 돼있었다. 털 때문에 차가 엉망이 되고 흔들리는 차 안에서 움직이기 위해 자기도 모르게 발톱을 세워 여기저기 움직이는 아이 때문에 시트에는 항상 여기저기 긁힌 자국들이 남았다. 그럴 때면 답답한 마음에 소리를 질러 보기도 했다.

"너 계속 그렇게 털 뿌리고 왔다 갔다 하면 다음부터는 혼자 집에 놓고 나올 거야"

사람이 하는 말은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지만 눈치로 먹고사는 강아지들은 내가 뭐라 하는지 분명 알아들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뭐라 하든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표정을 하고 창문을 열어 달라 쳐다봤다.

'그래 내가 너한테 무슨 말을 하겠어 네가 좋으면 나도 좋은 거지'

그런 너를 보는 나는 짜증을 내다 가도 웃고 있었다. 사실 "혼자 집에 놓고 나올 거야"라고 말하면서 나는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창문을 활짝 열어주니 아이는 창가에 발을 뻗고 나가 귀를 펄럭이며 바람을 즐겼다.

'그럴 때마다 너는 불어오는 바람에 실린 무슨 냄새를 맡고 있었을까? 나중에 만나면 물어봐야지'


덕분에 나는 4계절의 따뜻하고 뜨거운 시원하고 차가운 바람을 아이와 함께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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