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하지 않아서 더 고마워

펫로스, 늘 너와 함께

by 온규

잠에 들었다 잠깐 눈이 떠지는 새벽에도 몸을 일으켜 네가 잘 자고 있는지 확인했다. 아이가 자다 낑낑 거리며 달리듯이 발을 움직일 때면 혹시 나쁜 꿈이라도 꾸는지 걱정 됐다. 그럴 때면 발을 부드럽게 잡아주면 불안한 숨소리가 아닌 편안한 숨소리와 얼굴로 잠시 눈을 떴다 깊은 잠에 빠졌다.

우리가 가족이 된 지 제법 시간이 지났다. 어린 강아지가 먹어야 하는 밥도 이제는 잘 챙겨주고 잠에 들 시간에 내가 있는 침대 밑에 앉아 안절부절못하는 아이를 침대에 올려주니 편안한 얼굴로 품을 파고들어 잠도 같이 자며 아이와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천천히 알아가고 있다.


어린 강아지는 출생 후 18주가 되기 전에 총 6차까지 있는 예방접종을 맞아야 했다. 집 근처에 있고 아프지 않게 주사를 맞혀 줄 수 있는 병원을 찾아 아이에게 1차 접종을 하고 시기에 맞게 병원에 방문해 다음 예방접종도 순서대로 맞춰 줬다. 그날도 병원에서 접종을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 아직까지 첫 산책을 나가지 않았지만 집에서는 이제 제법 활발하게 움직이고 밥을 줄려고 몸을 움직이면 밥 봉투 소리를 듣고 빠르게 뛰어오는 모습을 보일 만큼 쑥쑥 자라고 있는 아이였기에 밖에서도 마음껏 걷고 뛰어보라고 사람이 지나지 않는 길에 처음으로 내려놓았다.

'처음 밟아보는 어색하고 딱딱한 아스팔트에 몸이 굳어 버리면 어쩌지?'

하는 걱정은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태생을 흙바닥에서 시작한 "시고르자브종" 우리 아기는 작은 몸이 땅에 닿아 있을 새 없이 신나게 뛰어다녔다. 마음껏 뛰어놀다가도 내가 움직이면 내 발걸음을 맞추기 위해 종종거리며 뛰고 내가 발걸음을 멈추면 주변을 구경했다.

"우리 이제 집에 갈까?"

내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 집을 향하는 나를 따라오던 아이의 모습에 알 수 없는 기분이 느껴졌다.

그날로 많은 시간이 지나고 누가 사랑에 대해 물으면 고민 없이 대답할 수 있는 나이를 먹은 지금 그때를 생각하면 처음으로 나를 따라오던 아이를 보고 느낀 기분을 알 수 있다.

'말 못하는 너가 하는 표현을 알것 같아'

'길게 설명할게 뭐가 있어 너도 내가 좋은 거겠지 우린 가족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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