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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를 꿈꾸다

목수가 되고 싶던 이유

by 온규


나는 목수가 꿈이다.

목수는 크게 가구를 만드는, 목수 인테리어 목수 그리고 한옥을 만드는 대목수로 분류된다.

내가 목표로 하는 목수는 개인 작업실에서 가구를 만들고 현장에서는 상업 공간과 주거공간을 디자인하는 가구 목수와 인테리어 목수 일을 병행하는 종합 목수이다.


어렸을 때는 막연히 영화 "뷰티인사이드"를 보며 나무 냄새가 나는 작업실, 크고 위험하지만 나무만 있다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기계들과 디테일을 올려주는 수공구들이 가득 찬 작업실이 너무 멋지게 다가왔다. 미디어에서 보인 가구 목수의 첫 모습을 보고 찾아본 가구 목수는 정말 멋진 직업이었다.

출처 영화 뷰티인사이드
출처 영화 뷰티인사이드


어느 집이든 오래된 가구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세상에 태어나 첫걸음마를 띄고 처음 듣는 "엄마" "아빠" 소리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고 퇴근 후 돌아오면 집에서 나던 진한 청국장 냄새, 이 모든 추억들이 오래된 가구를 보면 문득 떠오르곤 한다.


가구와 집에는 우리 가족의 히스토리가 깃든다.

식탁에 앉아 엄마가 떠 먹여주던 이유식을 먹던 나는 같은 식탁에 앉아 학습지를 푸는 학생이 되고 어느덧 퇴근 후 식탁에 앉아 맥주 한 캔으로 하루를 위로하는 직장인이 됐다. 우리 집 식탁은 내가 어떻게 자라왔는지 모든 걸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작은 상가를 얻어 새로운 꿈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목수를 찾는다.

다음 달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들은 함께 살아갈 집을 가꾸기 위해 목수를 찾는다.

쉼 없이 달려온 노인이 퇴직을 앞두고 삶을 마무리할 작은 주택을 정리하기 위해 목수를 찾는다.


한 사람의 삶에 스며 추억을 나누는 가구를 만들고 누군가는 새로운 시작으로 다른 누군가는 삶의 따뜻한 마무리를 위해 목수와 함께 공간을 가꾼다.

이게 내가 목수가 되고 싶어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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