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곰! 표류기-필리핀 보홀-2일 차/오후

필리핀에서 마사지받는 황제 북곰(으억! 아프다.)

by 북곰

2일 차 아침부터 7시부터 오후 2시까지 발리카삭 호핑투어에서 생존(?) 수영을 했던 북곰과 통순이였다. 노쇠한 곰과 통통 돼지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체력이 그대로 방전 돼버렸다. 옛 어른들의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놀러 다녀라.'이 배움의 말이 머리만이 아닌 몸으로 체득되었다.(아이고~) 호핑투어가 끝나고, 가이드에게 팁을 주고 호핑투어를 마쳤다. 다시 돌아온 헤난리조트에서 샤워를 마치고 너무 피곤해 아내에게 제안을 했다.

"통순 우리 힘든데 남은 오후에는 한숨 자고 체력 회복 합시다."

"무슨 소리에용. 이제 마사지받으러 가야 돼요. 지금 시간 없어요. 빨리 로비로 가요."

"아이고 나 죽네."

"시끄럽고 빨리 와요."

통순을 따라 리조트 로비로 오니, 예약한 마사지 업체 차량이 이미 도착해 있었다. 신나는 느낌 없이 이미 녹초가 된 북곰은 무거운 몸을 뒤뚱거리며 차에 올라탔다. 차량 안에서 기운 없이, 말없이 그냥 창문을 통해 바깥 풍경을 봤다. 지친 눈으로 바라본 풍경에는 앞뒤로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오토바이가 있었다. 헬멧도 없고, 1명만 돌아다니는 것이 아닌 최소 2~3명을 태운 오토바이였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도로는 포장이 안된 도로라 덜컹덜컹! 했지만 사람들은 그걸 개의치 않고 움직이고 있었다.

'참 생명력이, 활력이 넘치는 나라구나.'

나라를 의인화한다면 한국이 중년 멋진 신사 같은 느낌이라면 필리핀은 젊은 청년 같았다. 힘없이 바라보던 북곰마저 '어서 일어나. 더 열심히 해야지.' 기운을 얻었다. 조금씩 발화된 열정에 없던 기운도 솓았다. 다시 호기심 많은 북곰이 되었다. 야자수가 있었고, 덩굴이 있었고 열대 나무가 지나갔다. 공사가 한창 중인 석재 건물도 보였고, 검은 실루엣의 파티 드레스복을 입은 듯한 여성이 오토바이를 모는 것도 보았다.

"엥 저 여성은 늦은 결혼식 피로연 가나?"

나의 의문에 통순이 답을 줬다.

"일하러 가는 거겠지."

"그렇쿠만"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했다. 한인이 운영하는 마사지샵이라 첫날 갔던 마사지샵과는 건물 외관, 내부시설이 깨끗하고, 안락했다. 마사지 강도, 받고 싶은 부위, 중점으로 해야 할 곳 등을 적고(참고로 북곰은 몸이 약해서 항상 전신, 강도는 '중간'을 체크한다.) 종업원이 이끄는 곳으로 갔다. 건물 본관이 아닌 안쪽으로 이어진 통로를 따라 마당으로 나갔다. 거기에는 여러 채의 방갈로가 있었는데 그중 왼쪽 끝쪽으로 들어갔다. 내부에는 머리 쪽 구멍이 뚫린 침대 2개가 있었고, 옷을 갈아입는 바구니가 있었다. 향이 나는 것을 뿌렸는지 좋은 향기와 함께 북곰과 통순을 반겨주었다. 환복 후 침대에 머리를 구멍 쪽으로 집어넣고 엎드려 누웠는데.... 피곤했는지 나도 모르게 얼핏 잠이 든 것 같았다. 발부터 시작된 마사지에 몸은 더욱더 노근노근해지고, 몸이 편안해지는 기분에 무거운 북곰 마저 깃털인 양 구름 속에 노는 듯 슬슬 현실과 꿈의 경계가 모호해지기 시작했다. 시원한 발마사지가 끝나고, 북곰의 자랑 무릎 뒤쪽 알통에 마사지사의 손길이 닿은 순간! 북곰의 행복한 꿈은 산산조각 났다. '으억억!!' 아팠다. 너무나 아팠다. 세상 살면서 이렇게 아픈 순간이 있었을까! 최대한 힘내 터져 나오는 소리를 참았지만 "으으윽~!!"작게 나오는 비명은 참을 수가 없었다. 마사지가

"It's ok?(괜찮아요?)"

"Ok!"

아뿔싸 '약하게 해 주세요. 살려주세요.'라고 말을 해야 하는데 아는 영어가 'ok'뿐이었다. 북곰은 그렇게 말 한마디 못하고 알통을 마사지받았다. 그리고 허리 어깨 목 머리로 이어지는 마사지 강도가 엄청 강했는데...."끙끙"신음만 앓고 땀만 뻘뻘 흘릴 뿐이었다. 기나긴 마사지 시간이 끝나고, 방갈로를 나가면서 통순이 나에게 이야기했다.

"매우 세게 해달라고 했는데.... 마사지가 조금 약했어요."

"뭐? 나는 엄청 세게 받았는데.... 죽는 줄 알았다네."

"응? 그래요. 앗 오빠! 오빠 알통이 없어졌어요. 다리가 완전 매끈해요. 이게 뭔 일이야?"

"뭐? 나의 자랑스러운 다리 알통이 없다고?"

정말 그랬다. 나의 40년 숙성된 다리 알통이 없어져버렸다. 통순도 당황했지만 당사자의 나의 놀람은 이루 말할 수없을 정도였다.

'세상에 이런 일이....'

이 글을 읽는 여성독자분이 있다면 이야기하고 싶다. '마사지받으면 날씬 해집니다.'

날씬해진 다리로 걷는 기분은 묘했다. 내가 봐도 다리가 맨들맨들 이뻤다.

'거참 기분이 묘하구만. 껄껄 뭐 그럭저럭 봐줄만하구만'

그냥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마사지를 받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2일 차 호핑투어와 본격적인(?) 마사지는 역시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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