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젤과 그레텔

[심리학자의 시선으로 다시보는 이야기]

by skybunny

숲 속 과자로 만든 집에서는
항상 달콤한 냄새가 난다


부엌에서는
길 잃은 아이들을 유혹하기 위한
과자 반죽을
그레텔이 치대고 있다


창밖 철장 안에는
지난달 보다 더 살이 찐
헨젤이 오늘도 과자를 먹고 있다


“오늘도 잘 먹는구나”
숲 속 마녀는 만족스럽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그레텔, 저 아이의 것,
오늘은 더 달게 구워라”
마녀의 지시에
그레텔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녀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그레텔은 헨젤에게로 갔다


“헨젤!”
헨젤이 고개를 들었다
입가에 과자 부스러기가 잔뜩 묻어 있다


“너 지금 과자가 목구멍으로 넘어가?!!”
그레텔이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며 말했다


“… 배고프니까.. 그리고 맛있잖아..”
헨젤이 혼자 중얼거렸다


“야, 이 멍청이야!
너는 당장 눈앞에 것만 생각하지?
그거 다 먹으면,
다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 몰라?”


헨젤은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과자를 먹는 행동
멈추지는 못했다


“오빠는 처음부터 그랬어”
침묵했던 헨젤이 갑자기 소리쳤다

“야! 넌 마녀가 데려온 애들한테,
계속 과자 먹이고, 그리고 어떡했는데?”
속이 상한 헨젤이 그레텔을 쏘아붙였다
“마녀가 너한테 보석이랑 돈 주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그레텔의 눈이 흔들렸다
하지만 곧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
“그래서, 그래서 뭐?”
그레텔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며 말했다
“난… 난 오빠랑 달라”


그 순간
집 안에서 오븐이 울렸다
그레텔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야 했다


숲에서는 여전히
달콤한 냄새가 흘러나왔다


어떤 아이는 과자를 먹고
어떤 아이는 과자를 굽는다
마녀에게는
그 차이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유혹은 한순간이지만,
타협은 그 이후의 삶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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